
내가 교회를 처음 갔던 때는 1999년 가을이다.
엄마 친구 집사님의 집요한 설득에 .....
집사 누구 소개로 왔다고 이름 적고 뒷자리에 움츠리듯 앉아있었다.
찬란한 노래로 시작되었다.
성경책 한번 본적이 없던 나지만 그냥 흥얼거리며 따라 불러보았다.
어떤 종류든 노래는 즐거운 것.
주기도문을 외우는 시간, 모두들 눈을 감고 참 열심이다.
눈 멀뚱멀뚱 뜨고 이리저리 모습을 훔쳐보았다.
기억력이라면 자신있던 나지만 교회 다닐려면 이걸 외워야 하나
암담한 현실이 대략난감했다.
목사님의 설교를 끝으로 모든 예배는 끝이나고 점심을 먹고 가라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
미역국에 싱싱한 김치에 세상에서 처음 느껴보는 그 맛에 푹 빠져
일요일이면 누가 뭐래도 교회로 출근을 했다.
점심때만 기다리면서.....
5개월여 지극정성이던 어느날, 신입 교인들을 대상으로 주기도문을 외우게 한다는 목사님의 명령이 내려졌다. 아뿔사~
그후로 난 그 교회를 가지 못했다.
불자가 아니지만 엄마 따라 절에 가는 것도 절밥을 얻어먹기 위해서다. 밥이 맛있다. 그곳에서도.
종교를 초월한 삶인지 줏대가 없어서인지 몰라도 교회든 절이든
맛있는 밥이 있는 곳이라면 주저없이 머물고 싶다.
누군가가 "교회 나가세요?"라고 물을 때 서슴없이 대답한다.
"네, 밥이 맛있어서 한동안 다닌적 있어요"
먹기 위해 사는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것인지는 몰라도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지랴~
주기도문 못외워도 CBS는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밥 대신 마음씨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악이 있어 좋은 곳.
그래서 CBS를 사랑한다.
일요일마다 천원, 또는 만원 한장 헌금하는 재미도 좋았었는데...
그것이 좀 아쉽지만 지금은 황금돼지저금통이 있어 마음만은 편하다.
황금돼지저금통이 거의 만삭이 되어간다.
가끔 '돼지같이 밥만 퍼묵고' 하면서 쥐어박기도 하지만 ...
밤의 플랫홈 - 김범룡
밥 생각하니 총명끼가? 까마득한 어리디어린 나이에 들었던
왜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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