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총회.
매년 이맘때 쯤 치러지는 연중 행사다.
일년간 마을에서 일어난 갖가지 일들을 들추고 발리고...
발전적 비판과 희망적 회의을 함께 쏟아놓는 자리.
점심시간도 잊은채 열띤 분위기가 좋았다.
함께하는 점심식사.
소주 몇잔을 수고라는 안주에 곁들여 주며 미운정 고운정 견주어 본다.
아주머니들 웃음소리 잦아들 즈음 하나 둘 엉거주춤 문을 나선다.
"내 신바리 어데갔어!!"
갑자기 벽력같은 고함에 난로가에 모였던 우리들 손이 움찔.
"먼 신인데요?"
"시커먼 털신이여"
신발 벗어놓았던 곳엔 아무렇게 내팽겨쳐진 검정고무신 한컬레.
털신은 어느곳에도 없었다.
"이 고무신 아니래요?"
"아니여. 저 건네 도규애비가 바꿔신고 갔구만"
"이기래도 신꼬 가서요 바꼬 바요"
"발이 시래서 그걸 어터 신꼬가"
난감해하는 노인네 발에 대충 맞는 운동화 하나 찾아서 부축까지 보태 내보냈다.
고무신 신고와서 털신 신고가신 노인네의 익살에 식당안은 한동안 웃음바다다.
덩그러니 남은 고무신.
잠깐동안 우리를 즐겁게 해 준 고무신은 우리 어릭적 유일한 장난감 이었다.
깨끗해 보이지 않는 고무신을 집어 들었다.
덤프트럭, 불도져, 기차, 버스...
이것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진다.
식당 홀 바닥에서 고무신을 밀고 다니는 내 모습을 주인집 아주머니가
웃음을 그치지 못한채 내려다 본다.
의외의 곳에서 찾은 유년의 추억으로 총회의 마무리가 더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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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2005년 겨울에 쓴 지인의 글입니다.
이 때만 해도 위의 대화 내용을 몰라 30분을 넘게 혼자 1인 다역을
하면서 해석했던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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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적 검정 고무신을 신어보지 못했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신어보고 싶기도 하죠.
그렇게 좋다면서요? 검정고무신이...
여러분도 저처럼 이해가 안된다면 저분들의 대화 내용을 강원도
억양으로 따라해보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너무나도 정겨운 강원도 사투리에 매혹되어 있습니다.
웰컴투 동막골에서 나오는 대화보다도 더 웃음이 나네요.
*빨간낙엽-김학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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