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로만 듣다가 사연 남깁니다.
아이 때문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가 힘들었는데
오늘은 낮잠을 자네요...ㅋ
어제는 관악산 어귀에 다녀왔는데
관악산도 단풍이 한창이더군요.
함께 가신 어르신 중 한 분이
"이야, 단풍 곱네...사람도 노년이 저렇게 아름다우면 얼마나 좋을꼬" 하시는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래 시(詩)가 생각나더군요.
집에 와서 밤에 아이 재운 후에
출산 후에 한동안 펼쳐보지 못했던 시집을 오랜만에 꺼내서 읽어봤습니다....
아직은 젊지만, 제 노년도 가을산처럼 아름다우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그 시 살짝 놓고 갑니다.
가을산
-마종기
내가 옛날에 바람의 몸으로
세상을 종횡으로 누빌 때
높고 낮은 것도 가리지 않고
치고 안고 뒹굴고 다닐 때
산은 자꾸 내게서 눈을 돌렸지
이제 들리지 않던 소리 새로 들리고
소리들 모여 사는 낮은 산에 싸여
한평생의 저녁은 이렇게 오던가
푸른 구름의 너그러운 나그네 말이 없고
그 백수의 풍경만 나를 채우네
오, 가을 산에 모인 빛,
죽은 나뭇잎의 찬란한 색깔,
그 영혼의 색깔,
숨어살던 내 바람까지
오색의 춤판이 되어 돌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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