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당신을 만나러가는 길에
위수경
2007.11.02
조회 34

저녁 무렵, 비스듬이 어둠이 가라앉고
내 그리움 닮은 노을이 한 송이 붉은 꽃으로
피어날 때,
하나둘 뒹구는 낙엽들에게
그만 서걱대라고
그만 소리내리고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숲을 내려온 바람 하나가
매캐한 연기처럼 목에 걸리고
기침소리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
당신이었나요?
언젠가 그 길을 따라
먼 길 떠났다 돌아오는
당신 모습 보일 듯합니다.

강 건너 반짝이는 불빛은
눈물 어린 내 유년의 꿈들을 매달고
노랗게 핀 등불 하나,
키가 큰 해바라기 닮았습니다.
문득, 외로움에 젖어 이 삶이 외롭거든
당신 한번쯤 일상을 뒤로 한 채
떠나라고 하셨지요.

가는 길, 더러 외롭거든 책 한번 들추고
그래도 외롭거든 음악을 들으라셨습니다.
당신과 나,
나와 당신을 이어주던 속삭임,
영혼까지 젖어오던 맑은 울림.
날 얼마나 사랑하냐고? 물으면 허허 웃음으로 대답하던
당신, 그랬지요.
가끔, 주머니 속에 나를 넣고 다니고 싶다고...
당신 가는 그 길의 풍경들을 속속 다 보여주고 싶다고...
보고 싶을 때마다 보고 싶다고...
나 말고 하나 더 넣는다면? 하고 묻자,
당신은 주저 없이 대답했습니다.

김현식 씨의 ‘ 내 사랑 내 곁에’
김광석 씨의 ‘ 서른 즈음에’

라디오에서 이 노래만 흘러나와도
심장이 쿵, 내려앉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얼어붙어 꼼짝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흐르고,
먼 훗날을 곧잘 이야기하던 당신의 모습도
점점 흐려져갑니다.
그러나 이 노래 만큼은 더욱 또렷하고 아련하게
내 귓가에 살아 숨을 쉽니다.

당신 만나러 가는 길에
늘 내 가슴속에 넣고 가던 노래..
이젠 눈물 없이도 이 노랠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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