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행복한 여행길에
들꽃연서
2007.11.02
조회 40

누구나 한때는 길위에 서성인 날들 있습니다.
첫 발자국 뗀 후,
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는 일도,
술에 거나하게 취하신 채 휘청이는 걸음으로
자식들 입에 넣어둘 눈깔사탕을 늘 주머니속에
몇개씩 숨겨오던 아버지의 따뜻한 그 사랑도
늘 길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할머니 돌아가신 날,
그 크던 어깨 들썩이며 아이처럼 울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까닭은
마지막 길을 떠나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부르는
그 목소리가 너무 깊고 슬프고 애달팠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아버진 시나브로 늙어갔습니다.
젊은 날 씨름대회에도 종종 나갈 만큼
강하던 모습을 종종 무너뜨리곤 하셔서
엄마와 저희들 가슴을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곤 하셨습니다.
이제 그 아버지 한없이 작고 연약해지셔서
모처럼 칠순을 맞아 두 분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자꾸 막내딸인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형제들에 비해 잘 해준 게 너무 없다며
함께 가자고 조용히 청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솟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떠난 부모님과의 첫여행..
고맙게도 남편은 선뜻 2박 3일간 집걱정 말라며
저를 보내주었고 전 신혼여행 이후 설렘을 갖고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도,
여행하는 내내 제 마음은 터지기 일보직전의 풍선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도 좋니?"
"아니, 그동안 어떻게 참고 지냈어 우리 막내~"
엄마 아버지보다 더 좋아하는 저를 보며 두 분이 놀리셨지만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얼마나 좋던지, 저절로 노래를 흥얼거렸을 정도였습니다.
어찌나 흥얼거렸던지 나중엔 엄마 아버지도 따라 흥얼거리셨답니다.
둘다섯님이 부른 '얼룩 고무신'과
김세환님이 부른 '길가에 앉아서'
나중엔 노래방까지 가서 합창한 노래..
여행길에서 한번쯤 입에 넣고 오물오물
맛있는 음식 먹듯이 불러보면 이가을 무척 향기로울 것같습니다
그 길 내내 제 입에선 이 노래가 햇살처럼 따라다녔거든요~^^

얼룩 고무신 : 둘다섯
길가에 앉아서 :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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