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물함을 뒤지다가
김미숙
2007.11.03
조회 73

잠깐, 자는 대체 무엇일까요?
무섭게 생긴 자를 아시는 분은 오늘 4시에 우물정 9390으로!!


유영재의 가요쏙으로와 친해진 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살았던 옛 기억들이 하나 둘씩 되살아나는 건 저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아픔도 있을테고 기쁜 일도 있을테고. 어떤날은 아주 옛일이 생각나는가 하면 어떤날은 몇년전의 일까지도 필름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항상 현재, 오늘 최선을 다해라 라고 영재오빠도 말씀하지만 어디 그것이 맘대로 되더이까. 자꾸자꾸 옛일을 생각나게 한 장본인이 누구입니까?

이러다가 사돈의 팔촌 이름까지 다 나오게 생겼습니다. 꺼내놓으라고 하는데 안꺼내 놓자니 죄짓는 것 같아서 감춰뒀던 혼자만의 비밀을 하나 둘씩 토해내고 있는 중입니다. 친한 친구에게조차 하지 못한 말까지도요. 영재오빠가 참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오늘 밤, 고이 모셔놓았던 옛 사물함을 열어보았어요.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 영화팜플렛, 자격증, 수첩, 편지, 크리스마스카드, 일기장, 교수님이 쓰셨던 글, 내가 썼던 글들 .......
참 많이도 넣어놨구나. 지금 내가 필요한 건 없는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먼저 손이 가는건, 바로 '바쁘다 바뻐' 라는 연극티켓 한장이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주위 친구들을 하나씩 데리고 갔던 바로 그 곳, 종로5가 하나방소극장...
성인이 되어서도 저의 접대장소가 되어버린 그곳이 그립네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추운 겨울에 친구와 함께 신촌 예당소극장 가서 이민재 극단대표를 다방에서 만나 연극하고 싶다고 졸라대니 2년동안 청소하고 밖에서 팜플렛도 붙여야 하고 보수도 없다고 말씀하시길래 세상살아가는 것이 만만하지 않구나 하고 꿈을 접었습니다.

이민재, 이길재 두 분을 보고 연극배우의 길을 선택하려 했던 철부지 시절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네요. 지금까지도 저 두분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하나씩 보려 합니다. 소중한 삶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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