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한민국 가장들이 그러하듯
40대에 접어드니 무엇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30대가 저물어버리고
불혹이 되니 여기저기 창호지 문에 구멍이 난 것처럼
마음도 쓸쓸하고 우울한 날입니다.
약간 무뚝뚝한 성격인데다 천성이 그리 표현을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무덤덤하게,
그러나 그럭저럭 잘 살아왔다고 자부했습니다.
듬직한 아들 하나. 예쁜 여우짓하는 딸과 그리고 착한 아내...
그런데 지난 주말 동창회에 다녀오면서
제대로 된 넓은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식당과 노래방을 거쳐 3차를 운운하는 회장 친구의
집에 갔는데 30층 고층 아파트에 50평대의 넓은 집 거실은
우리 일행을 넉넉히 품어주고도 남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네 식구 앉으면 가득차는 우리 집과는
퍽 대조적이었습니다.
진열장 가득한 세계 각국의 양주와 호화로운 가구들...
솔직히 주눅이 들더군요. 그런 제 자신에게 화가 더 났음은
물론입니다.
친구 집에 다녀온 날 이후 씁쓸함에 젖어 하루 동안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언제 이렇게 늙으셨을까? 싶은
어머님과 아버지를 뵙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더 잘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왔습니다.
올라오는 길..버스는 인생처럼 쉬임없이 달리고
가을로 물든 풍경이 따뜻한 어머님 손처럼 위로를 건넸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 가족들과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땐 우리 가족들을 위해 이 노래를 가져가고 싶습니다.
최성수 : 동행 2
이범용, 한명훈: 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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