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셀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이 살았었다는 그 곳.
동네 강아지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었을만큼 일은 고생스러웠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다는 그 곳.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노동자와 상인들로 조그마한 동네는 발디딜 틈조차 없을 지경이었다는 그 곳.
세상에는 검은색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미술시간에 학교 운동장도 검은색으로 그리고 다리밑으로 흐르는 시냇물도 검은 크레파스로 칠했으며 항상 크레파스 통에는 검은색만이 먼저 동이났다는 어떤 분의 어린시절이 있었던 그 곳.
사북항쟁으로 어느새 그 많던 광부들이 하나둘씩 발을 돌렸다는 그곳을 체험하고 싶어 어느날 기차에 올랐습니다.
양평,원주, 영월,예미를 지나 사북역에 도착.
찬란한 네온싸인으로 뒤덮인 그 곳은 상상했던 그런 동네가 아니었습니다. 정선카지노가 생긴 이후로 다 쓰러져가던 동네가 숨통이 트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뜩 스치던 그날 밤.
정선 동면쪽으로 발길을 옮겨 작은 펜션에 여정을 풀었습니다.
새소리인지 짐승의 소리인지는 몰라도 밤새 울어대는 울음은 마치 사북사태 때 세상을 떠났다던 그 분들의 넋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탄광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을 만큼 변화해 버린 그 곳의 인심은 어느곳보다도 더 정겨웠고 염려했던 그 분들의 삶은 정적이었습니다.
지나가는 길 고추따는 아주머니 곁에서 빨간 고추를 같이 따보기도 했고 그 아주머니댁에서 먹었던 맛있는 밥도 잊을 수가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겨두었습니다.
그 곳도 연탄때는 곳이라곤 고기집밖에 없는 듯 했습니다.
산골짜기 허름한 집에도 기름보일러만 있을 뿐.
지난 일이지만 아픔이 있었던 그 곳에서 가슴으로나마 같이 하고픈 마음에 무작정 떠났던 그 곳이 아련한 밤 입니다.
이제는 연탄이라는 것도 추억이 되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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