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에서
송영모
2007.11.12
조회 52
저번 토요일 선약이 두개나 있는 그녀를 아이처럼 졸졸 따랐습니다
첫번째는 후배인 미경이라는 아가씨와 만나는 거였고 저녁 약속은
그녀의 어릴적 동창들을 만나는 거였지요
저녁 약속은 저에게도 해당이 되는 약속이었습니다만,
"점심은 목동에가서 먹자" 그러데요?
사실 길치인 저는 네비게이션을 신처럼 받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녀는 단호한 어조로 "시끄러우니 네비는 꺼" 그러더군요
누구 명이라고 거역을 합니까 그녀는 저보다 팔뚝이 굵어요 ㅠㅠ
신기하게도 서울지리에는 환하더군요
서서울 톨게이트로 어찌 왔는데, 운전하는 사람 헷갈리지 않게
"2차선 붙어, 저기서 우회전, 다음 사거리 좌회전이니 좌로 붙어"
이딴식이었습니다
함흥냉면집에 주차를 시키고 점심으로 갈비를 먹었습니다
(냉면은 맛이 없더군요)
방송국 근방이었는데 방송국을 가자는 겁니다(지금 가고 있자나!)
그녀 왈! "나 목동초등학교 4회 졸업생이에요"
그러니 지랄 말고 내 손가락대로 움직여 짜샤란 말이었지요
눼~ 누님 하고 입을 닥쳤습니다 그때부터....쭙!
"송기사아~ 잠깐만 기다려어~~?" 하고는 어디론가 간 그녀
미경씨와 풍선을 사온 거였지요
"야 불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순하게 생긴 미경씨는
차안에서 풍선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공원쪽이 보인다고 했는데?"하며 제게 차를 주차시키라고 한 곳은
먼 초 중학교 신축공사장 양철 담벼락 옆길이었습니다
김형준님이 에프엠팝스 그만두는 쌩방송 마지막날,
언젠가 은히라는 친구와 그랬다는군요
언젠가 꼭 형준님이 보이는 곳에서 빨간풍선 다섯개를 띄우겠노라
그렇게 약속을 한지가 언제인데 그 약속을 못지키는 것이 아쉬워
마지막날 온 것이지요
저는 그랬어요 "야이 빙신아 그럼 질소깨스로 넣어 둥등 띄워야지"
차 유리창에 끈을 넣고 문을 닫으니 풍선이 바닥을 때립니다
바람이 좀 불었어요 을씨놈스럽게...
그러다 가로등 기둥에 어찌 매달았는데 참 안도와 주더만요
하여튼, 여하튼
우리는 문자로 그 이야기를 했고 이별의 아픔이 칼로 져미는 고통
일거라는 나이프를신청했습니다(뜻 모름)
그녀의 한 마디는 신의 음성 네이게이신 이었지요
선유도를 가자는 겁니다
부천에서 모이기로 한 친구들과의 만남이 이르다는 거지요
하따 라이타 만한 곳에 이어폰줄이 나와 있는데 제 귀에 하나를
꽂아주더군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제가 꽂은것만 고무가 있어
좀 부드럽더군요 가요속으로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녀는 주머니에 질러넣은 제 손을 잡더군요
여자가 허락도 없이 제 팔을 감아 제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겁니다
쩍팔리게...
하늘은 잔뜩 찌푸렸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녀는 내게 그러더군요 "옷 벗어주까요?"
저는 인상을 찡그리며 "제가 아무리 당신보다 빈약해 보여도
저 남자 거등요..."
배는 불러서 2층에서 커피를 마시자 했어요
학생이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더군요
커피잔을 들고 1층 창가에 앉았습니다
이어폰에서는 계속 음악이 흘렀습니다
내가 말없는 방랑자라면 이세상 끝까지 가겠쏘~~
"유영재를 듣고 있으면 섬찟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야"
제 입에서 나온 소리였어요
까맣게 잊고 있다 갑자기 들려오는 선율에 추억이 새록거립니다
우리는 눈빛으로 맞짱구를 쳤습니다
유람선 하나가 우리의 시야를 가로질로 거슬러 오릅니다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요즘 서울 생활을 갑자기 하게 되고 그녀의 집을 오가다 보니
네비게이션 덕을 톡톡히 봅니다
그런데 수원 밑에서 의정부를 찍으니 왜이렇게 멀고 지루한지요
요금도 세번 씩이나 받고 내 생전 그런 '강도도로'는 첨봤어요
차라리 청량리 찍고 의정부 찍으면 월릉교니 어짜구 지하차도만
계속 들어가다 보면 의정부가 나오든데..
이제 청량리에서만 계속 합니다 내년 5월까지, 대략 그 정도...
제가 왜 네비게이션 이야기를 강조 하냐면요
제 인생의 길을 밝혀주는 사람을 만난 사실 때문이지요
그 사람은 목동초등학교 4회이기도 하지만,
서우ㅡㄹ 토백이 이기도 하지만,
제 손을 잡고 저 먼 곳을 같이 가야 할 사람
내 길이 평탄하도록 안내해 주실 분이라는 거 알고 있거든요
그대의 뜻대로 날 가꾸소서.
피에쑤(이래야 사랑 받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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