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수행
김미숙
2007.11.21
조회 47
첫눈 오기 전날 매서운 바람이 불었었는데 그 때 나뭇잎들이 거의 다 떨어졌잖아요. 떨어지는 게 아니라 털어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혹시 눈님이 나뭇가지 무거울까봐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자기들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랬겠죠?

허구헌날 늦게 자다가 모처럼 수행의 시간을 좀 더 갖기 위해 일찍 잤더니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밖에 흰눈이 소복히 쌓여 있네요.수행을 조금 덜하고 흰눈 내리는 걸 봤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첫눈 오던날 혹시 조금 더 내리지 않을까하는 초조함으로 새벽까지 잠못이루다가 네시간 밖에 못잤는데...
추운 겨울이 싫어도 눈은 좋아하기에 눈오는 날은 마냥 들떠있죠.

겨울이면 동면에 들어간다는 얘기를 가끔 듣곤 해요. 단어는 짧습니다만 의미는 아주 깊다고 합니다. 가을이라는 게 사람을 잡잖아요. 밤새 노래를 들어야 잠을 잘 수가 있고 시인이라도 된 듯 홀로 고독을 씹으며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어디론가 떠나는 일도 흔하죠.

일년중 수행의 시간이 가장 짧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으니 동면까지는 못해도 묵언수행 시간을 많이 가져볼까 생각중입니다. 저는 항상 잠자기 전에 묵언수행에 들어갔다가 아침 기상하면서 마칩니다. 어제는 최근들어 가장 긴 수행의 시간이었습니다. 묵언수행을 열심히 했더니만 오늘 아침 얼굴 때깔이 윤기가 좌르르 하더라구요. 이왕 결심한 것 야무지게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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