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집안 이야기
김미숙
2007.11.24
조회 96
어젯 밤 택시에서 ........

택시 타면 항상 제가 검사하는 거 있잖아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길래, 기사님은 라디오 안들으시나 보죠? 하고 물었어요.
켰다가 껐다가 하신다고 그러시길래 켜달라는 말 안하고 기사님 이름을 봤습니다. '유재길' 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옳거니, 이거다. 번뜩이는 것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은 정치나 기업이나 우리 일상 생활에 암흑처럼 존재하는 좋지않은 관습이라는 건 잘 알지만 그것이 다 나쁘지만은 않잖아요. 그걸 나쁘게 써먹는 사람들이 문제인거죠. 외국 사람들보다도 정이 많은 한국인은 세계에서 최고입니다. 강인한 민족이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사람 아니더이까.

"기사님은 어디 유씨예요?"
"버들유예요"

버들유가 예전에는 류로 썼다가 두음법칙에 의거, 유로 쓴다고 그 기사님이 말씀하십니다.

"기사님, 93.9 오후4시에 유영재라는 분이 진행을 해요. 그럼 그 분도 혹시 버들유를 쓸까요? 유씨가 많은가요?"
"그렇게 많지는 않을 ...."

기사님의 말씀이 계속 되었습니다.

"항, 렬로 따진다면 영은 저보다 한참 위네요. 영-재-상 이렇거든요"
"영자와 재자가 같이 있어서 가운데를 쓰는지 마지막을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 그렇군요. 저도 알아요. 족보에서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할아버지가 세살 꼬마에게 할아버지라고도 부르고 아저씨라고도 부른다는 걸 들었거든요"

그 택시 기사님은 오십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습니다. 가수는 누굴 좋아하냐는 말에 남인수라고, 그거 말고 조금만 앞으로 와서 말해달라고 하니 하남석을 좋아한다고 특히 밤에 떠난 여인인가 하는 노래를 아주 좋아한다고...

기사님은 앞으로 4시에는 그거 듣지말고 유영재 들으셔야겠네요. 그것보다 훨씬 좋아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유씨 집안까지 끄집어내면서 했던 이유가 있어요. 연세로봐서 분위기로 봐서 유영재왕팬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에요.

영재오빠, 4시 프로그램이 알고 보니 참 만만치 않은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청취자가 있는것에 대해 경이로워요. 아침 저녁으로 택시 메모리 검사할 때 번호대로 눌러 보라고 하면 93.9 상당히 되어있다는 것... 오늘 아침 기사님께도 얘기했더니 당당하게 여기 3번에 메모리 되어 있다고 보여주시더라구요. 그런데 유가속을 모르길래 꼭 켜놓으시라 말씀드렸습니다.

유영재오빠 알리다가 유씨집안 내력까지 파고들고..크크크... 살다보니 참 별일도 다 있네 하고 웃음이 나더이다.
주말이네요. 좋은 날들 되시구요. 내일은 먼 곳에 다녀 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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