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내 생애 처음으로 부른 노래
한종원
2007.12.03
조회 41
군대시절 난 노래 부르는 걸 너무 싫어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애국가"를 불러 봤을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군가정도는 누워서 떡먹기식이었지만
태어날때부터 노래하는걸 무엇보다 싫어했던 내게는 노래란 공포 그 자체였다.
남자의 기상이 느껴지는 씩씩한 군가를 부르는 대신 차가운 군화발로 가슴을 맞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해으니까 말이다.
그러던 내가 결혼이란걸 하게 되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이 열어주는 "피로연"은 내게 피로를 풀어준다는 의미보다는 되려 피로가 곱절로 쌓이게 만드는 그런 자리였다.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불알친구들도 28년동안 나의 노래를 들어보지 못했으니 "야~~오늘은 쪼끈이(별명) 노래 좀 들어 보자"하는 거였다.화장실 갔다 이리빼고 저리빼고 시간을 끌어 보았지만 내 사랑하는 아내의 고통만 가중 시킬뿐 아무 소용이 없었다.

친구들에게 발이 손이 되도록 빌고 또 빌어 겨우 아내와 함께 합창을 할것을 허락 받았다.
아~~난 그 때 그 이후로 하나님을 절실히 믿는다.아내도 나같은 지독한 음치였거나 노래하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떠했으랴~
생각만 해도 끔찍...아찔할 일이다.
다행히 아내는 목소리도 곱고 노래도 잘했다.
그때 아내와 귓속말로 오가며 선곡을 정한것이 "비둘기 집"이었다.
불러보지는 못했지만 익히 들어 알고 있던터라 모기소리만하게 무사히 아내와 어깨 동무를 하고 불렀다.

휴~~
무사히 위기를 모면하고 나는 내 생애 처음으로 노래를 불렀던 역사적이 날이었다.
그렇게 1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친구들 모임이나 회사 회식이 끝나고 뒷풀이로 노래방에 끌려갔던 공이 컸기에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서너곡은 거뜬하다.
노래방에 가면 노래대신 나만의 템버린 주법으로 사람들의 흥을 돋워 준다.노래방 문화가 안겨준 살아 남기 위한 나만의 전략에서 온 것이었으리.ㅎㅎ

노래방 18번은?
비둘기 집, 사랑의 이름표,야화(좋아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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