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소설같은 이야기래요...^*^...
유연희
2007.12.15
조회 27
그야말로 꽃다운 20대중반.
모 수용시설에 격일 근무를 했던 난 퇴근무렵 아침이면 옆 기관인 보호관찰소내에 있는 도서관에 들러 보고싶은 책을 골라 퇴근을 하곤 했다.백발의 곱게 늙으신 자원봉사자분들과 몇마디 정담을 나누고 뒤돌아서서 오는 발걸음은 행복하기만 했다.
"화두"라는 책을 그 때 읽었던것 같다.

마흔이란 나이에 결혼도 않고 노처녀의 길을 고수했던 같이 근무했던 짝쿵언니.
화영이라는 그 언니덕에 그 시절 훌리오이글리시라는 외국가수의 곡들을 귀가 아파게 들었던 적도 그 때가 아닌가 싶다.
산보다는 겨울바다를 좋아해 친구를 꼬드겨 부산으로 강원도로 기차여행을 가자고 제의했던것도 아마도 나였지 싶다.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지극히 평범한 일상속에서 혹여 입맛 당기는 미팅주선자리라도 있을까 연실 친구들의 삐삐를 울려 댔던 한가닥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레임에 12월을 보내던 그 해 겨울.
수용인들의 저녁시간과 일주일에 한번 목욕을 시켜주는 일과가 끝나고 한가로이 여가를 즐기던 시간.어김없이 울려대던 삐삐소리에 확인해 보니 음성녹음 하나!!

"앗싸~~~올것이 왔구나!!"
"그럼 그렇지!...이십대의 청춘을 밤근무를 하며 회사에서 지낼순 없지...그럼~~~크리스마스의 거사를 어떻게 이곳에서 치를 소냐!"

휴가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고 음성녹음을 듣는 순간!!
낯선 여자의 울먹이는 음성.곧 전화통화를 했다.

"저...저....언니...저 oo오빠 동생인데요...연희언니 맞으시죠?오빠가 많이 아파요
지금 의정부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위험하대요..."
"흐흐흑~~언니...죄송하지만 좀 도와주세요...흐흑!오빠가 언니를 찾아요...그러니까..."

청천벽력같은 전화에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심장이 요동을 쳤다.
밤새 한숨도 못자고 의정부 병원으로 무작정 갔다.
병실에 들어서니 복수가 가득 찬 배가 보였고,뒤이어 그의 파리해진 얼굴이 힘없이 눈인사를 건네왔다.

"어떻게 된거예요?어머나 배가 왜 이래요~~"
너무나 가슴이 아파 그의 손을 잡았고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어머 어떡해~~흐흐흐"
"괜찮아요...약먹으면 났겠죠 뭐!"평소 그의 성격대로 아무렇지도 않은듯 웃으며 말했다.
건강했던 그였는데 갑자기 배에 복수가 차올라 급히 철원에서 이곳 의정부까지 실려 왔다는것.정밀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심상치 않은 증세에 서울의 큰병원으로 가봐야 할것 같다는 세세한 이야기를 그의 동생으로부터 들을수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예상대로 그는 서울대병원에 또다시 입원을 하게 됐다.

"
아~~여기서 잠깐 그와 나와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그는 절친한 친구의 남편의 친구였다.친구가 결혼을 하고 철원에서 수원 우리는 편지로 서로의 우정을 이어 나갔었다.

우연히 나의 편지를 읽게 되었다는 그는 주소를 알아내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시골사람이라 심성이 착했고,편안함에 몇통의 편지가 오갔으며 남양주에 그의 직장이 생겼고,

당시 내가 살고 있는 면목동에 와 나를 태워 배밭이 즐비했던 남양주 그쪽으로 드라이브코스를 정해 집에 돌아올 때면 경비하저씨 몫과 룸메이트(당시 근로자아파트에 살았음)와 함께 먹을 배며 포도며 잔뜩 손에 쥐어 보내주곤 했다.
당시 그는 너무 순진해 내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정말이다~~거의 일년을 만나는 동안에도 난 친구처럼 편안했다.그 이상의 감정이 전혀 들지 않았다.그래 손만 잡았나 보다.얼굴이 빨개져 손에 땀이 잔뜩 배어 나올정도로 그는 너무 순수한 사람이었다.
"
또다시 이어가자면 그가 서울대 병원에 입원을 했고 난 쉬는 날이면 퇴근을 병원으로 했다.
"혈액암"이라는 희귀병의 별명이 떨어지고 아무런 희망도 절망도 예측 할 수 없었던 암담했던 그 상황에
담당선생님께서 환자와 어떤 관계냐하며 조심스레 말을 건네 오셨다.

"환자에겐 지금 기적만 바랄수 밖에 없습니다...다행히 환자분이 긍정적이시고 많이 의지를 하시는것 같아 다행입니다."
하시며 사랑의 힘을 믿어보자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래 내가 할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투석실로 병실로 그의 옆에 있어 주었다.
고열로 고생할 때 중환자실에 며칠동안 있었다.
내리 다섯동생들이 번갈아 가며 병원을 찾았고,그의 아버님도 어머님도 그 때 병원에서 뵜었다.

그저 고맙다며 연실 인사를 하시며 나의 손을 놓지 않으셨던 그의 부모님들.그와 나의 나이차가 무려 10살이었으니 그의 동생들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다.하지만 꼬박꼬박 언니언니하며 챙겨주었다.
어쩌면 그보다 그의 부모님이나 예쁜 동생들이 나의 마음에 더 끌렸던것 같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맏이를 생각하는 그의 동생들의 남다른 우애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참 따뜻한 집안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어머님은 큰동생에게 부탁해 목걸이를 내게 선물해 주셨다.
너무 고맙다며 이 은혜 잊지 않을거란 말씀과 함께 그의 동생들과 병원복도의 크리스마스 츄리를 보며 그의 병실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재밌게 보냈다.

거의 6개월을 병원생활을 하고 다행히도 병세가 호전이 되어 퇴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끊어진 그의 소식.
간간이 통원 치료를 하고 예전의 건강해진 모습으로 되돌아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 왔다.

영재님...봄내 작가님!!

아~~~그렇게 10년이란 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아주 가끔 그가 생각이 났지만 좋은 소식이 들려와 행복한 가정 꾸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정말이지...
그리고,
그리고...작년 여름 그의 소식을 얄궂은 바람에게서 들을수 있었습니다.

아주 아주 가슴아픈 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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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가슴에 안고 지금도 혼자 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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