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잌
김순자
2007.12.17
조회 27
케잌
듣기만 해도 입가에 군침이 돌고,행복해지는 단어."케잌"
초등학교때 고모가 정말 큰 맘 먹고 조카들에게 선물을 했을 것이다. 저녁에 밥을 먹고 내복만 입고 놀고 있는데 고모가 손에 뭔가를 들고 "애들아" 하며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막내고모는 나하고 딱 10년이 차이나는 언니같은 존재였다.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나서 엄마가 딸같이 키운 존재였다. 눈의 촛점이 흐려지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던 그 순간.....정말 입이 얼어버렸다. 케잌상자. 저게 정말 우리집에 온 게 맞나. 설마 다른 집에 갈 것이 우리집에 온 것은 아니겠지. 눈치만 살피면서 말도 못하고 있는데 너희들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하면서 우리앞으로 내밀었다. 정말 손이 떨려서 이것을 어찌 먹을 수 있단 말인가.두고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나. 그러나, 맛도 보고 싶고. 없어져가는 그 가슴아픈 광경은 더 볼 수 없고. 막상, 눈 앞에 들어온 것도 먹기가 힘들었다. 초코 위에 산타인형이 앉아있고 촛불에 불이 켜지고 그 황홀한 광경을 ......
드디어 칼을 잡고 케잌을 자르는 순간. 한 쪽이라도 더 크게 잘라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라는 일념하에 동생손을 더 힘있게 잡고.
드디어, 개봉박두. 천천히 조금만 먹고 내일 먹어라. 네.
사르르 녹는 이 맛. 정말 .산타가 있기는 정말 있나보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어쩜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을까.
인형 하나라도 더 먹으려고 동생과 다투고. 끝내 동생 눈에서 눈물까지 나게 하고 잎싸기 하나 더 먹었던 그 때.
이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는 마감을 하고 25일 이른 아침.다들 잠 자는 시간.난 눈 뜨자마자 케잌상자를 조심해서 들고 밖으로 나갔다. 먹다 남은 케잌이라 어제 같은 기분은 안 들었지만 혼자 보는 이 짜릿함은....칼을 들고 .아니 솔직히 표현하면 손으로 한조각 들고 먹었다. 또, 한 입. 또, 한 입. 자꾸 먹어도 맛있는 걸 어떡해.
입에 붙어버렸다. 아침밥도 안 먹고 막 먹어댔으니. 시간이 가면서 내 배는 자꾸만 안 좋은 신호를 보냈고.화장실에서 종일 보내야했다. 짜릿하고 행복했던 아주 잠깐의 순간은 물거품이 돼 버렸고 늦게 일어나서 케잌을 발견한 동생은 분노의 칼을 갈며 하루를 내게 쏴 댔다. 오빠랑, 언니도 당연히 날 왕따로 만들었고.
두 번 다시 생각 하기 싫은 날이었다.배 아파서 운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밥만 먹고 나눠 먹었으면 그렇게 까지는 고생을 덜 했을텐데...
어찌 그렇게 못된 심보를 썼는지. 케잌만 보면 웃음부터 나오는 지금도 그 때 그 행복반 고생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제과점 안에 진열됐던 그 화려한 옷을 입은 케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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