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결혼기념일입니다.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이 12월 25일이거든요. 덕분에 언제부턴가 그날은 가족모임을 하는 날이 되었지만 어렸을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 시절 크리스마스란 부모님께 선물을 받는 날이지 드려야 하는 날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했으니까요.
넉넉한 살림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님은 밤늦게까지 일하시느라 어린 저와 오빠들은 거의 매일 서로를 의지하며 잠들어야했었죠.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만은 달랐습니다. 그날은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부모님을 기다리며 잠들지 않기 위해 애를 썼지만 9살 어린아이의 의지력이 얼마나 대단할까요. 깜박 잠이 들었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보니 오빠들이 벌써 선물을 풀고 있었습니다. 선물은 역시나 기대하던 만화책이었습니다. 저희 어렸을때는 매월 발행되는 만화잡지가 있었습니다. 부록도 있고 선물도 들어있는 종합잡지인데 만화책 보는 것을 꺼려하시는 두분도 이날 만큼은 허락을 해주신 것이었지요.
창밖으로는 함박눈이 차곡차곡 쌓여가건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통닭과 함께 만화책을 늘어놓은체 밤이 깊어가는줄도 모르며 뒹굴었던 그 시절의 크리스마스. 지금도 여전히 그립고 행복했던, 돌아가고 싶은 추억의 크리스마스입니다.
신청곡은 며칠전 엄마가 흥얼거리시던 "고요한밤 거룩한밤"으로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추억]크리스마스의 선물
김영희
200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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