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도 안가는 것이 크리스마스만 되면 왜그렇게 신이났는지 모릅니다. 어렸을 때, 남자친구 어떤 애는 교회 잘 다녔죠. "넌 교회가서 하나님께 뭐라고 기도하냐?" 고 물으면 개구장이였고 유머가 풍부했던 그 친구는 "하나님, 제발 부처님을 믿게 해주세요" 그렇게 기도를 했답니다. 하느님께서 들어줄 때까지 기도를 열심히 할거라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교회를 다니고 있는 절실한 교인이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맘껏 자유를 누릴 수 있었잖아요. 크리스마스이브만 되면 친구들 총 집합했습니다. 무조건 명동으로 나가죠. 딱히 목적도 없었지만 나가야 했습니다. 긴 생머리, 빨간상의, 검정 초 미니스커트, 하이힐의 복장을 하고 누가 나에게 시선을 안주나 하는 들뜬 마음으로요. 허리와 종아리를 무척이나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기라도 하면 공주가 된 기분으로 명동거리를 활보했습니다. 그러다가 지치면 커피숍으로 행하는데 구석진 자리에서 커피한잔 마시는 것도 황송했죠. 평소에는 손님이 왕이지만 그 날은 주인이 왕이었습니다. 명동거리에 울려퍼지는 캐롤송은 마음을 참 많이도 설레이게 했어요.길거리에서 이것 저것 사는 재미도 좋았구요. 그러다가 시간이 늦어막차를 놓쳐 택시 잡느라고 애 많이 썼습니다. 지금 같으면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모든 일은 때가 있나 봅니다. 스카브로의 추억 - 박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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