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매호리=상촌 그곳에는...
유연희
2007.12.30
조회 46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매호리" 또는 상촌

칠순이란 나이에 애기가 되어버린 우리 큰어머님이 사시는 곳이랍니다.
큰아버지...
유자 명자 수자를 쓰셨던 아버지의 유일한 혈육.
세살때 어머니를 여의시고,야밤에 황소 한마리 훔쳐 이곳 원주에서 터를 잡아 사셨던 분이십니다.
긴 세월을 술로 살았던 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그 다음해이던가 홀로 떠난 동생이 못내 안됐던지 뒤따라 바쁜 걸음으로 옮겨 가셨지요~

수무 한살이었던가~
평생을 술로 사셨던 내 아버지는 온갖 병얻어 뼈만 남은 채 당신이 언제 가실 줄 알았던지 4남매 앉혀 놓고 맥주 한잔씩을 부어 주셨습니다.울며불며 그렇게도 드시지 말라던 쉘수 없는 술잔을 당신의 가슴에 한없이 들이키시더니 그 마지막 잔은 어머니에게 그리고 자식들에게 양보를 하신거였습니다.

"내가 잘못 했다.."

어쩌면 화해의 잔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아버지를 무던히도 아끼셨던 큰 아버지는
초등학교 시절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조카 놈들이 오면 내 자식처럼 그렇게 예쁘신가 봅니다.
그 시절에 보기 드문 디딜방아에 떡살을 찌어 인절미도 해 먹이셨고,
킁킁 헛기침을 해대시며 뒷짐을 지고는 이것도 싸줘라 저것도 싸줘라 하시며 새벽부터 일어나셔서는 큰어머니를 귀찮게 하셨습니다.
한동안 큰아버지네 광이 들썩 거리곤 하였습니다.

**영재님...봄내작가님!
하얀 눈이 내리니 옛추억이 생각이 납니다.
원주 터미널에서 무장리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또다시 내려서 강건너 마을까지 노를 저으며 배를 타고 가야 했던 곳도,
한 10여분 걸어가면 든든한 아들 삼형제중 막내 오빠가 소 꼴을 먹이며 반가이 맞아 주었던 것도,
황소의 눈을 닮았던 큰아버지의 선한 눈매도 간절히 그리운 그런 날입니다.

치매에 걸린 큰어머님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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