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모찌의 그 맛은 ~
한 완숙
2008.01.03
조회 21
이곳 아니면 맛볼수 없는 모찌의 맛이지요 ..
정다운 말 모~찌 찹쌀 떡보다 더 좋은 말 모 찌였답니다 ^^*
살 가운 부부의 정을 듬뿍 담긴 글..
좋은 오늘 되세요^^*
황덕혜(hdh1956)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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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 청취자 쉼터에 작가님이 '모찌'에 대하여 언급한 글이 있었다
> 갑자기 옛기억이 떠올라 혼자 실실대며 웃었다
>
> 여자들은 새달력을 받으면 꼼꼼히 기록 할 일들이 많아진다
> 특히나 시댁의 길흉사를 잊어 버린다는건 신 칠거지악의 하나다
>
> 내나이 32살 되던 봄의 어느날..
> 달력에 빨간 색연필로 둥글게 동그라밀 쳐 놓고 밑에 아무 글자도 써놓지 않았다
>
> 보통은 시할배 재사, 시할매 제사, 아버님 생신, 어머님 생신, 여보야 생일 등등의 글귀를 남기는게 상식 이지만 내생일은 그사람이 알아서 챙겨 주는게 맞다는 생각을 그때 까진 했다
>
> 아무 말 한마디, 전화 한통 없이 하루가 저물었다
> 그러면 그렇지..내복에 무신 생일 타령??
> 애써 가슴을 쓸어 내렸건만 아픈 속은 영 불편했다
>
> 그날따라 일찍 귀가한 남편..
> 미역국에 밥 한그릇 자~~알 말아 먹고도 감감 무소식
> 뒷정리 다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그때, 정면에 걸린 달력에 눈길을 꽂고 있던 이 남자, 벌떡 일어나 앉더니...
>
> "오늘이 며칠이고? 아니 그런데 당신은 와 내한테 아무 소리 않했노? 가만 있어봐라... 근데 오늘이 어느 분 제사고? 그라마 우리가 큰집에 지금 이라도 가야 되는거 아이가?"
>
> 아이구..맙소사
> 그냥 입닫고 있었음 2등 이나 하지..
>
> 그 사건 이후 틈만 나면 남편 앞에서 푸념조로 신세 타령 했다
>
> "아이구 불쌍한 울 아부지 딸을 맹글라 카마 시할배 제삿날 맞추어 맹글지.. 막내 사위가 딸년 생일도 못 알아보고 어느분 제삿날 이고 물어대니..."
>
> 시간만 나면 일년 내내 씹었다
> 안그래도 과묵한 내남자..쭉도 못썼다
>
> 드디어 대망의 33살 되던날..
> 기대애 부풀었건만 하루 종~~~~~~~일 묵묵부답
> 어쭈구리~~밤 11시 30분이 지나도 콧배기도 안 비쳐야~~
> 속이 서러움에 바글바글 끓으면서 요 인간을 직여버려? 살려버려? 하는 순간
>
> "각시야~~각시야~~ 니 서방님 왔다 얼른 버선발로 뛰어 나와바라"
> 온동네 개들이 일제히 각양각색의 음질로 짖어댔다
>
> "아이구~동네 챙피스럽게 와 이카는데? 빨리 둘어오소 고마"
> "뭐가 동네 챙피스럽노? 니하고 내하고 부적절한 관계가? 언놈들이 뭐라카드나?"
>
> 평소에 과묵함이 밑기지 않을 정도로 술 한잔 들어가면 개살스럽기가 이등 하라면 서러울 판이다
>
> 예상대로 술냄새를 훅 끼치며 내 귓볼에 뽀뽀를 쪽 하더니
> "가시나, 오늘 속 바글바글 끓었제? 작년 니생일은 쏘리했다~~ 여기 내마음 다 담겨 있으니 그리 알아레이~~ 당신 좋아 한다꼬 제과점 세군데 돌아서 싹쓸이 해왔다 좀 더 있었으마 더 사왔을낀데... 그라고, 나는 니한테 미안해서 맨정신으로 오늘 못 들어 오겠더라 아나? 니가 내맴을?"
>
>
> 하얗고 자그마한 종이상자 하나, 두꺼운 노란 고무 테이프 세개가 미쳐 닫기지 않는 윗뚜껑을 간신히 지탱해 주면서 안의 내용물이 쏟아 지는걸 방지 해주고 있었다
>
> 만취 상태의 남편을 수습해서 자리에 눕혀 놓고 부엌에 들어가 종이 상자를 열었다
> 찹쌀 모찌 57개...
>
> 요즘처럼 동글동글한 모양이 아니고 넙적 넙적한 모양의 찹쌀 모찌들이 좁은 상자 안에서 짓눌려 있었다
>
> 다른 그릇에 옮겨 담으며 보니 모양이 찌그러진넘, 팥속이 터져 나온넘, 형태도 제각각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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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흐려 지면서 모찌들의 모양이 물결을 탔다
> 이걸 사오기 위해 세군데 빵집을 다녔을 남편..
>
> 그모찌, 일주일 동안 생으로 먹고 후리이팬에 구워 먹으며 남편의 사랑을 만끽했다
>
> 지금도 모찌 얘기만 나오면 남편의 찐득한 사랑이 떠오른다
>
>
> 신청곡
>
> 영재님~~
> 어제 살짝 맛만 보여준 박선희의 "하늘"
> 신청 합니다
> 꼭 좀 틀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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