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돼지 삼겹살 8kg~~
양미애
2008.01.07
조회 12
보따리 보따리 챙기는 모습이 눈에 선해요.
지금은 차라도 있지, 제 동생 면회 갈때는 새벽에 용산에서 엄마랑 버스타고 갔는데 주황색 작업복 차림의 군인들이 사역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어찌나 우시던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재밌는데 그 수많은 군인들이 사열을 하는데 아들을 찾아내시고, 더군다나 단 한사람 불발탄이 우리 동생이어서 엄마 안절부절.
초코파이를 너무나 맛나게 먹던 녀석들 생각이 나네요.
전 매달첫주 화요일에 초코렛을 한꾸러미씩 보냈었는데 초콜렛이 도착할 때마다 '한달 또 갔다"며 선임병들이 행복해했다고 하네요.
사실 제가 보낸 초콜렛을 정작 동생은 한쪽 얻어먹을까말까.
참 가슴아픈 풍경도 기억이 나요.
모두 가족들을 향해 헤쳐모여가 시작됐는데 한녀석이 빙글빙들 돌면서 "엄마~"하고 계속 부르는거예요.
엄마가 절대 오지 않을것처럼.
실제로도 못오는 엄마들 계셔서 바리바리 싸간 음식 같이 나눠먹었지요.
여하튼 덕혜님과 남편님 아들들 모습에 가슴부자되셨고, 오늘길 가는길 무사하셨고, 라면으로 때운 저녁도 행복으로 물든 모습을 보게 됩니다.
군인들의 한마디
"사제는 다 맛있다."



황덕혜(hdh1956)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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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면회 오라는 아들 전화를 받은터라 새벽부터 남편과 난 맘이 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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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물 적은 쪽지를 꼼꼼이 들여다 보며 혹 빠진 물건이 없나 챙기고 또 챙겼다
>
> 여친을 의정부에서 픽업하여 동승 시키고 가평읍 마장리로 네비게이션 안내대로 차를 몰았다
> 맘은 벌써 아들 곁으로~~
>
> 해는 떴으나 차분하게 깔린 안개 덕에 위용을 발휘하지 못했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 없을 우리나라 산들의 자태!
>
> 한폭의 수묵화를 대하듯 산 능선의 짙고 옅음이 눈앞으로 바투 다가섰다가 뒤로 물러나며 길 안내를 해주길 수십차례... 산주변 역시 안개 탓인듯 모든 사물이 함초롬히 젖은채 그 아침을 밝히고 있었다
>
> 통닭과 피자는 면회 오는 분들 마다 준비해 오는 거라며 좀 독창적인 먹거릴 엄마가 준비해 왔음 좋겠다는 아들의 전화 한통에 난 고민에 빠졌다 며칠동안...
>
> 전화 말미에 아들이 이말을 했다
> "엄마, 군대 오니 참 많은걸 변화 시켜줘! 내가 1월 1일 낮에 보초를 6시간 30분을 서고 내무반에 왔는데 선임들이 자기들도 얻어먹은 피자 한쪽을 내몫으로 남겨 놨는데 다 식어 빠진 그 피자가 눈물나게 맛있더라구..."
>
> "내무반 인원이 총 몇명이야?"
> "9명인데 두사람은 휴가 가고 총 7명이야 근데 엄마 왜?"
> "글쎄, 그날 보면 알겠지~~"
>
> 삼겹살 8kg, 양파 키위 배즙 섞은 쌈장 큰통 한통, 아삭하게 잘익은 맛김치 썰어 두통, 세송이 느타리 팽이 버섯 한통, 오이맛 풋고추 한통, 오이 당근 먹기 좋게 썰어 한통, 상추 깻잎 깨끗이 씻어 물빼서 두통, 참기름 소금장 두통, 어린애 머리통 만한 배 사과 4개씩 귤50여개, 생마늘 썰어 작은통 두통, 후라이팬 2개, 부탄가스 6개,썬스타 두대, 크리넥스 한통, 행주 세개, 가위 집게 2개씩,나무 젓가락...
>
> 내가 준비해간 목록이다
> 까짓것 남으면 집에 도로 갖고와서 찌개 끓여 먹으면 되지...
>
> 아들 분대원 7명, 교대 하고 들어 가는 보초병 두명, 초소 근무자 한명, 그리고 아들 여친 포함 11명..
>
> 남편과 난 열심히 구워댔다...
> 정확하게 한시간여 만에 그 모든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 마지막 고기 조각을 쌈장통에 넣어 그통을 깨끗이 훑어 먹는 모습이 내눈에 포착됐다...
>
> 뒤이어 입가심 과일도 20여분 만에 껍질들만 소복하게 내앞에 형체를 들어냈다
>
> 남편과 나는 고기 한점 맛도 못봤다
> 가족 챙기느라 사실 아침도 못먹고 나왔었다..
>
> 어쩜 그리도 복스럽게 잘들 먹는지..
>
> 빈그릇들만 차 트렁크에 싣고 오는데 내 배는 왜그리 만복감이 차오르던지...
>
> 집에 도착한 후 걸려온 아들 전화
>
> "도대체 저 많은 양을 어떻게 소비 할까? 걱정 했는데.. 역시 엄마의 요랑이 빛을 발했네.. 분원들이 그립고 그립던 고기맛, 원도 한도 없이 잘 먹었다고 부모님께 인사 드리래~~ 엄마, 정말 고맙고...아빠껜......넘 감사해서 드릴 말이 없다고 엄마가 좀 전해줘..."
>
> 우리부부..
> 집에와서 라면 끓여 한끼 때웠다..
>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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