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숙제는 애들 첫 콘서트 참석 때를 떠올리며 써보려 한다
2000년 8월 끝자락 즈음 으로 기억된다
아들은 이승환의 열성 팬이다
이분의 CD는 지금껏 한장도 놓친게 없다
어느날, 퇴근하고 오니 아들이 어렵게 말을 꺼낸다
"엄마, 이승환 콘서트가 경북대 강당에서 열린대.. 근데 엄마랑 아빠랑 예진이랑 다함께 가면 안돼?"
"글쎄... 너희들 좋아하는 가순데 우리가 가도 될까? 그 '천일동안" 부른 가수지? 신애라와의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한..."
"오~~~~~역시 엄마다~~그사람을 엄마 연배에서도 얼마나 좋아 하는데~~"
남편은 집에 쉬겠다며 우리만 실어주고 돌아갔다
공연 마치면 내린곳에 서 있으면 실으러 오겠단 말을 남긴채...
"무적"
타이틀 아래 드디어 공연은 시작되고 강렬한 붉은 레이저 불빛을 뚫고 베트맨 복장을 한 이승환이 나타났다..
슬슬 필 받은 아들~~
내눈치를 보며 엉거주춤 일어 서더니 4시간 공연 내내 야광봉을 흔들며 뛰고, 수십곡의 노래중 한곡도 안빠트리고 다 따라 불렀다
충격과 경이로움..
나름 범생인 아들이 저 많은 노랠 어디서 다 배웠으며, 음전한 저애의 내면 어디에 저런 끼를 숨겨두었단 말인가?
부모가 자식을 다알고 있다는 생각은 위험 천만한 착각의 자만이다
그날 이후...
이승환 공연 티켓을 내가 먼저 사서 아들께 주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들~~
이승환 콘서트에 열광하며 사춘기를 보냈다...
SS501~~
슈퍼 스타 다섯명이 영원히 하나 되자는 그룹명 이란다
딸애는 이 그룹에 미쳐 있었다..
중학교 시절 내내..
중2 겨울방학 무렵..
"엄마, 서울서 콘서트 하는데 이번 한번만 다녀올게~~대구에 팬들이 많아서 대형 버스 16대가 간돼.. 빨리 신청 안하면 자석 없어서 못가"
" 친군 누구누구 가는데?"
"힝~~부모님들이 아무도 허락 안해 주신대~~ 엄마, 내가 폰으로 실시간 중계 방송 해 줄거고 아무일 없이 다녀 올테니 제발 허락해 주세용~~ 아빠껜 비밀~~응?"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본의 아니게 남편께 선의의 거짓말 할 경우가 생긴다~~~
일욜 아침, 딸애는 새벽 3시에 일어나 꽃단장을 했다
밥 안먹어도 괜찮다는 아일 식탁에 앉혀 더운밥에 국 한그릇 억지로 먹였다
지난 밤에 만든듯 젤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 적고 '옵빠 사랑해요'라는 피켓을 신주단지 모시듯 애재중지 했다
아빠가 깰까봐 가치발 들고 현관문 쪽으로 걸어 가던 아이~~
"아~~엄마, 내 가슴 좀 만져봐"
내손을 얼른 잡더니 왼쪽 가슴께에 얹는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힘차게 요동 치고 있었다...
그런데..
간밤에 중부 지방에 폭설이 내렸고 길이 얼어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한다고 뉴스에서 떠들어 댔다..
실시간 중계 방송 하겠다든 딸애는 종 무소식...
휴대폰을 손에서 뗄수 없었다
계속 문자를 날려댔다
드디어, 일어난 남편...
"아~는 어디갔노?"
"................."
"콘서트 보냈나?"
뜨끔! "예~~"
"어디? 서울은 아닐테고, 부산갔나?"
"예~~"
"가수 이름 누구라 커더노?"
"글쎄, 당신이 갑자기 물으니 생각이 안나네예~~"
"됐다 서울 안갔으마.."
두시간여 지나 딸애의 문자가 남발했다
"엄마, 미안..ㅠㅠ 버스안이 넘 따뜻해서 잠들었엉~~"
"온통 눈 세상이야~넘 좋아"
"이제 공연장에 입장했엉^^ 환상적이야 미칠것 같애"
이윽고 밤 10시경
"야가 와이래 안오노? 연락 왔더나?"
"좀전에 문자 왔는데 대구 도착해서 저거들 끼리 뒷풀이 한답니더 뭐 난생 처음으로 갔으니 지도 여흥이 식지 않았겠지요 내가 기다릴테니 당신은 먼저 자이소~~"
"가시나~~봤으면 집에 빨리 들어오지 뭐한다꼬 뒷풀인 참석 하고 난리고~~문자 넣어 빨리 들어오라 캐라"
콩닥콩닥 두근두근...
밤 12시 다되어 딸앤 도착했다
얼굴은 환희 그 자체였다
아침에 먹은 밥 한공기가 전부이고 종일 쫄쫄 굶었단다
그런데 제일 좋아 하는 그사람이 앞에 오더니 밤새 쓴 피켓을 받아들고, 손등에 입맞춤 했단다...ㅎㅎ
뜨거운 스프를 후후 불어 먹어가며 딸애는 내앞에 그날의 콘서트를 줄줄이 풀어냈다
"엄마, 이젠 어떤 콘서트도 안가도 돼~~ 글구 엄말 난처하게 안할게 마미~~고마워용"
그날 이후 어떤 콘서트도 가고 싶단 말 꺼낸적 없다..
무엇에 미친다는것, 열광 한다는건 "사랑"이 있다는 걸 증명 하는거다
젊은날, 무엇엔가 빠져 본다는건 세상을 품을 뜨거운 가슴이 준비되어 있다는것일게다
며칠전 딸애가 말했다
"엄마, SS501 좋아 할때만 해도 내가 철없을뗀가봐 이젠 그그룹 이름이 들려도 별 감흥이 없네~~ 단 한순간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던 이름이었는데..."
원래 열열히 사랑하고 재만 남으면 미련이 없는거다
그만큼 너의 사고력이 성장한 탓일테지...
[콘서트] 두근, 두근, 두근...
황덕혜
200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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