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새 해에 첫 꿈... 시어머니와 함께 나나무스꾸리의 공연을 봐야겠다는 굳은 의지.
그래서 늦은 밤, 생애 첫 공연 본 날의 엄청난 사건을 떠올립니다.
추첨 이라하니 운도 있어야 하겠지만 도전하지 않는 자는 성공이 없다고 하였지요. ‘우리 대단한 며느리’하시는 어머니의 칭찬 듣는 기쁨을 떠올리면 가슴이 설렙니다. 깜짝 놀라시는 어머니의 모습 또한 생각하면 정말 즐겁습니다. 가족 모두가 행복할 것 같아요.
후후후
제가 생애 첫 콘서트를 본 것은 십오 년 전입니다. 시어른에 시동생 둘까지 한 집에서 함께 살아야 하는 가정으로 좀 어린 나이에 시집을 온 저는 어쩌다 한번 씩 외출하는 일이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저녁, 외출해야 할 상황을 사사건건 노리고 있던 저에게 시어른들께서 “날씨가 더우니 좁은 집에만 있지 말고 시원한 곳에서 좀 놀다 오니라 ”하고 외출증을 주셨습니다. 저희 부부는 어딜 가서 황금 같은 시간을 보낼까 생각하다가 마침 에버랜드에서 가수들 음악공연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제가 가야할 곳이 정해진 것이지요. 좀 늦을 것 같아서 돌이 갓 지난 아기도 함께 데리고 가기로 하고 유모차도 차에 실고 에버랜드를 갔습니다.
여름 저녁, 에버랜드에는 얼마나 사람이 많던지...
저희 부부는 준비해서 가져간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빨강, 하양, 노란색의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색의 장미에 도취되어 행복했습니다. 공연시간이 임박해 오자 공연장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자리를 잡느라 바빴습니다. 한참 전부터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요. 가수 공연이 있기 전에 악기 연주 공연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무대에서 멀리 뒤에 자리를 했습니다. 장미 밭을 비추는 불빛과 사람들의 함성 그리고 박수소리는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음악소리는 가슴을 후비며 파고들어 미세한 신경에까지 전달되는 느낌 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름 밤 향연에 도취된 그 중요한 시간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유모차에서 잠든 아기가 더울 것 같아서 기저귀를 빼고 잠시 시원하게 해주자는 부모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지요. 잠시만 있다가 기저귀하고 옷을 입히자고 생각을 했던 것인데 공연을 보는 부부는 아기의 그 상황을 잊은 채 혼이 속 빠졌습니다. 잠자던 아기가 누운 자세로 그만 쉬를 하는 겁니다. 아기의 쉬는 포물선을 그리며 앞사람에게 적중하여 떨어졌고 “앗, 차가워! ”하며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 남자 음성에 주변 사람들도 일제히 고개를 돌려 우리를 보았습니다. 아~ 정말 생애 처음 보는 야외 공연에 그 민망함과 황당함과 미안함은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얼굴이 뜨끈뜨끈 하더군요.
저희 부부는 순간 너무 놀라고 당황하여 아기 덮는 수건으로 남자의 머리와 어깨를 닦으며 거듭거듭 사죄하였습니다. 그리곤 그곳 상점에서 판매하는 웃옷을 사서 주고 우린 공연도 다 보지 못한 채 그냥 돌아왔답니다.
지금도 그 날의 일을 생각하면 등줄기에서 땀이 쫙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 아이가 지금은 중학생입니다. 간혹 그 일이 떠오르는 계기가 생기면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 줍니다. 아이는 신나게 웃지요. 난처했을 부모의 표정이 떠올라 너무 우습다면서 말이지요. 웃는 아이 웃음소리에 저희 일곱 식구는 다 같이 호탕하게 웃습니다. 생애 첫 공연의 추억은 그렇게 웃음소리가 되어 머물러 있습니다. 생각하면 웃음이 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새 해 모두 즐거운 사건 떠올리며 즐겁게 웃으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나나무스꾸리’의 공연(20일)을 감상할 기회를 주신다면 가슴 뜨겁게 감사할 것입니다. 남편과 동서와 친구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많으나 시어머니께 놀랍고 색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음악도 함께 공유 하는 좋은 친구가 한 명 더 생기는 기분이 들것이라 믿습니다.
신청곡: 정태춘의 촛불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이선희의 알고싶어요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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