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무대에서의 공연을 처음 본 것은 국립극장에서 본 아가씨와 건달들이었습니다.
친구와 극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만 늦고 말았어요.
그때는 휴대폰도 없었던 때라 연락 할 길이 막막했었죠.
티켓은 각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입장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에 대한 인기는 정말 엄청 났었습니다.
거의 20분이나 늦은 시간에 입장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극장 앞에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로 가득했었으니까요.
사람들을 헤집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여기서부터 약간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굳게 닫힌 문 앞에는 안내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표를 건네자 자리를 안내해 주더군요.
극장 안에서는 이미 공연이 시작되어 흥겨운 연주와 노래소리가 가득하더군요.
무대를 힐끔거리며 안내원의 뒤를 따라가는데 벌써부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답니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친구가 걱정하고 있을것 같아 염려도 되었고요.
안내원을 따라 겨우 제 자리에 도착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다른 사람이 앉아있더군요.
참고로 제 자리는 그때 당시 학생 할인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아주 안 좋은 자리였답니다.
안내원은 그 사람의 표와 제 표를 번갈아 보더니 당황하며 저를 다시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알고보니 제 자리가 다른 분과 중복으로 발행된 것이었습니다.
이러다 공연을 못보게 되는건가 생각하며 불안해 하고 있었는데 안내원이 다시 오더군요.
다른 빈 좌석이있는데 그쪽에서 보겠느냐, 아니면 환불을 받겠는가 물어보는데 당연히 공연을 보겠다고 했죠.
다시 안내원의 뒤를 따라 극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번엔 무슨 일인지 1층으로, 그것도 무대와 가까운 자리로 내려가는 것이었어요.
'우와~' 안내원이 나를 데려간 곳은 말로만 듣던 S석이었답니다.
정말 무대가 바로 앞에 있어서 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은 물론이고 심지어 침 튀는 모습까지 보이더군요.
'두근두근~' 공연에 대한 감동이 좌석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저 먼 3층 꼭대기에서 실루엣으로만 보는 것과 바로 앞에서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보는 것은 말그대로 천양지차였으니까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공연에 대한 감동이 잊혀지지 않는 것을 보면 이건 정말 사실이에요~
공연이 끝난 후 입구에서 다행히 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연에 대한 감동으로 상기된 제 얼굴과 달리 친구는 그저그런 공연이었다는 얼굴이더군요.
왠지 친구에게 미안해서 감동을 가슴으로 삭여야 했지만 그때 제 친구는 혹시 눈치를 챘을까요?
몇가지 악재가 겹쳤던 그날의 피날레는 이렇게 근사하게 끝나 그 후 뮤지컬에 대한 제 인식을 확실히 바꿔줬답니다.
뮤지컬하면 가슴이 먼저 알고 두근두근 거려지니까요.
[콘서트]악재가 만들어낸 화려한 피날레~
김양욱
20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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