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짚누리
박순천
2008.01.21
조회 31
친구야! 놀자! 소리가 나면 이불 쓰고 누워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친구들과 마루에 앉아 애기하면서, 처마밑에 달린 고드름을 따먹었습

니다. 눈온 뒤 질퍽거리는 마당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땅따먹기, 고무

줄 놀이하다가 시들해지면, 볏짚이 뾰족나온 꽁꽁언 논바닥에서 장갑

도 끼지 않고 썰매를 타다 지치면 집에가서 밥한술 먹고나와 짚누리

근처에서 술래잡기 놀이를 하였습니다. 바람을 피해 짚누리에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내일 엄마하고 5일장에 간다고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였습니다.(장에가면 난 항상 뻥튀기줄에서 대기하는 일을)

언젠가 남동생이 불놀이에 재미가 들려서 짚누리 밑 마른잔디에서 불

놀이를 했다가 짚누리가 홀라당 타버려서 옆집에서 볏짚을 빌려다가

소여물을 쑤어주었습니다.그때 남동생 참 미움 많이 받았었습니다.

저녁이 되면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방에 놓아드릴 화로를 준비하였

습니다. 아궁이에서 벌겋게 타오르는 숫불을 화로에 담고 그위에 재

를 덮어 방에 들여 놓으면 우풍때문에 차가운 방공기를 은근히 데워

주고, 은근한 불에 밤이나 조그만 고구마를 구워먹었습니다.

또 그때는 밤참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저녁밥에 조금

더하여 뚜껑이 있는 스텐레스 밥그릇을 아랫목 이불속에 꼭 묻어 두

셨고. 김치와 동치미는 마루끝에 갖다 놓으셨습니다.꿀맛이었습니다.

끼니도 거르고 하루종일 친구들하고 놀다가 멀리서 어머니가 밥먹으

라는 소리가 들리면 내일 또 볼 친구들이지만 아쉬움에 발걸음이 떨

어지지 않던 그때, 콧물을 옷소매에다 쓱 닦고 보면 소매끝이 맨질맨

질 하던 그때 !! 그래도 그시절이 깨끗하고 순수했던 아름다운 시절

이었습니다.


이용복 - 어린시절, 예민 -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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