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원으로 한가득 행복했던 그시절
우진영
2008.01.21
조회 23
안녕하세요^ㅡ^ 눈이 오니 설레임과 함께 예전 추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 날이네요. 예전을 추억하는 나이가 된 걸 보니 저도 꽤
세상을 살았다 싶네요 ^^; 비록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말이죠.
얼마 전에 조카에게 용돈을 준 적이 있어요. 한때는 용돈이 얼마나
들어올까 하는 기대로 명절을 기다렸는데 이젠 저한테 용돈 줄
사람도 없고-.-; 제가 줘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어요. 뭐, 그래도
귀여운 조카에게 제 나름대로 용돈을 쥐어주고 고놈이 귀염떠는
것도 보고 하느라 즐거웠는데 말이죠, 제가 조카한테 이번에 오천원을 줬는데 의외의 반응에 놀랐습니다. 에게~ 오천원이야? 하는 반응.. 어린 녀석이 돈을 쓰면 어디다 쓰겠냐 싶었는데 그녀석이 하는 말이 요즘은 과자도 보통 1000원한다는 겁니다; 하.. 제가 어린 시절에는 오천원이면 꽤 큰 돈이었는데..
저는 어릴 때 붕어빵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집 앞 가게에서 붕어빵을 천원어치 사오면서 행복함을 느꼈었죠. 한번은 제가 붕어빵을 천원어치 사서 싱글거리며 집에 왔는데 오빠와 언니가 제 붕어빵을 한마리씩 먹는 겁니다. 그때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나도 아직 입도 안댄 붕어빵을 먹었다고 한바탕 난리 땡깡을 부렸죠. ^^; 붕어빵 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단순한 아이였죠. 제가 언니와 오빠를 쫒아다니며 때리고 울고 하니 그 모습을 본 엄마는 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습니다. 엄마한테 혼날까봐 아직 그쳐지지 않는 눈물을 훌쩍거리며 쫒아갔더니 엄마는 집 앞 붕어빵 아주머니 앞에 가서 멈추시더군요. 엄마는 아줌마한테 오천원을 척 하고 내미시더니 "붕어빵좀 주세요. 우리 딸이 기다렸다 받아갈 거니까 맛있게 구워주세요."라고 하시더군요. 엄마는 먼저 집에 들어가시고 저는 오천원어치의 붕어빵이 구워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때 저의 기분은 왠지 묘했습니다. 혼난 것도 아니고 그 좋아하는 붕어빵을 그야말로 배터지게 먹을 기회를 얻었는데 이게 왠지 어색한 상황이라 말이죠. 붕어빵 오천원어치라.. 그게 참 많더군요 ^^; 아줌마가 서비스로 끼워주신 붕어빵까지 합쳐져서 저는 한보따리의 붕어빵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천원어치의 붕어빵은 누가 뺏어먹을까봐 봉지를 꼭 쥐고 먹었는데 한보따리나 되는 붕어빵을 보니 가족 모두 불러서 먹어야겠다 싶더군요. ㅎㅎㅎ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붕어빵... 오천원으로 우리가족은 붕어빵파티를 했습니다.
겨울이면 땡기는 붕어빵.. 겨울마다 붕어빵을 자주 사 먹지만 제가 먹었던 가장 맛있는 붕어빵은 그 시절, 가족들과 나눠먹었던 그 붕어빵이었던것 같아요ㅎㅎ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신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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