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언니는 지휘자(?)
김진영
2008.01.22
조회 20

유년시절을 떠올리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사건이 하나있습니다..

부모님과 1남 3녀인 우리식구 모두가 한 방에서 생활할때였죠..
그땐 왜그리 춥고 가난했는지....옷을 몇개씩 껴입고 이불속에 들어가 얼굴만 내밀고있어도 대문 담 벽이 바로 우리집 방 벽이였기에
고만고만한 아이 넷은 그 추위를 몸으로 느낄수밖에 없었어요..
그때는 어느 가정이난 마찬가지였겠지만 부모님들 모두 밤 늦게까지
일을하시고 늦게들어오셨기때문에 우리 4남매는 부모님을 기다리다
치쳐 잠이들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볼일때문에 부시시일어나 방안 한켠에있는 요강에 앉아서 볼일을
보고있는데 창문이있는 방 벽에서 잠을 자던 언니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내리는 것이였어요..
순간 깜짝놀라 눈을 동그랗게뜨고 언니를 보고있는데 이번에는
더 심하게 손을 올렸다 내렸다를 몇차례하는 겁니다..
마치 지휘자처럼..아주 심하게말예요..
그러더니 떠지지도 않는 눈을 부비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겁니다..
너무 놀라 숨도 멈추고 볼일도 멈추고 그렇게 방을 나가는 언니를
멍하니 보고있는데 좀 지나서 엄마와 아빠랑 같이 들어오더라고요..
다음날 언니가 이상하다며 어젰밤 일을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엄마가
웃으시면서 상황 설명을 해 주시더라고요.

한지붕 아래 4가정이 같이 생활하다보니 항상 늦게들어오시는
우리 부모님께서는 초인종을 누를수도 또 담에있는 창문을 두드려
다른 가족들을 잠에서 깨어나게하는 피해를 줄까봐 잠자기전 창가쪽에서자는 언니 손목에 긴 끈을 메고 그 끈을 창 밖으로 느려트려놓고 자라고 했다는군요...도착하셔서 부모님이 끈을 심하게 잡아당기면 자던 언니가 일어나 대문을 열어줄수있게말예요..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황당한 사건인데 그때는 얼마난 놀라고 무서웠던지...ㅎㅎ

그렇게 항상 부모님을 기다리다 지쳐 잠들던 어린꼬마들이 이젠
각자 살기바쁘다는 핑계로 날이면 날마다 자식기다리시는 홀로되신
어머님을 저희가 반대로 기다리시게 만들고있네요..
이젠 기운이 없으셔서 긴 끈을 잡아당기시기는 힘드시지만 좋은
공연같이보면서 어머니의 기운을 올려드리고싶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꼭~~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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