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어린 날의 겨울-노트르담드 파리
고미향
2008.01.21
조회 27

항상 귀로만 듣던 청취자 입니다.

사실 저는 나이가 어린 편이라 찾아 듣지는 않았어요.

그저 집에 돌아오면 항상 흘러나오는 유영재님의 목소리와 음악이 나오면 흥얼거리며 콧노래를 부르시는 저의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 프로그램을 알게되었습니다. 새벽녁에 누군가의 밥을 지으러 일터로 나가시는 저의 엄마는 항상 그 시간에 돌아오시어 이 프로그램을 쭉 들으시면서 콧노래를 부르기도 하시고 가사를 아는 음악에는 큰 소리를 따라 부르시며 저녁을 짓곤 하십니다. 노래에 따라 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고단하실텐데 젊었을 적 추억에 잠기셔서 힘든 일상을 잊고 즐거워 하시는 모습에 저는 항상 이 프로그램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틀어주시는 음악에 저의 엄마는 추억의 길목에 잠시나마 머물러 계실 수 있습니다.^^

어린 날의 겨울..초등학교 시절 넉넉하지 않았고, 언제나 쌍둥이 둘이서 여기저기 놀러다니기 바쁜 시절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때에도 힘든 일상을 보내고 계셨으며 아빠는 일을 하시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 시절 겨울만 되면 거짓말 조금 쳐서 90도 경사의 골목길에 친구들과 보여 앉아 포대자루 썰매를 탔답니다. 오늘 같이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여지 없이 엄마가 저녁 차리시는 틈을 타서 목도리 둘둘 말아 뚱뚱하게 차려입고 졸망졸망 그 곳으로 향했었답니다. 그때도 어느 때와 같이 쌍둥이가 하나의 포대를 주워다가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볼을 스치는 애리한 바람도 상관없이 그저 까르르 걸였는데 앞에 앉은 언니가 중심을 잘 못 잡아 전봇대와 대형충돌을 일으켰었죠. 그 때 처음 별을 보았습니다. ㅎㅎ 자신들 잘 못은 아랑곳 않고 펑펑울면서 집에 돌아갔을 때 저녁을 차리시다 동네가 떠나가라 우는 소리에 뛰쳐나오신 엄마는 눈에 흥것이 젖은 옷을 벗기시면 아프다는 쌍둥이 토닥이며 짧은 미소만 지으셨답니다.

크면 좀더 잘 해드리고 싶었는데 저는 그 때보다 더 많은 걸 알게되었으면서도 아직도 전봇대에 부딪혀 울며 엄마 품에 안기던 마음 그대로 엄마에게서 위안을 찾습니다. 엄마가 항상 보고 싶어하시던 공연이었습니다. 한번쯤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엄마가 오늘 저녁 차리시면서 그 공연 보여준다더라.보고 싶더라야..이러시더라구요. ㅎㅎ
추운 겨울. 언제나 좋은 노래 감사드립니다. 유영재님도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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