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의 겨울이야기1.
김해경
2008.01.23
조회 16
우리 식구는 일곱식구였다.
딸 넷에 아들 하나,아버지,어머니.
고만고만한 애들이 옹닥옹닥
부비고 사니,우리어머니는
일거리가 지천에 널렸다.
삼시 세끼 때거리에,식구들이 벗어 놓는 옷가지.
한겨울에 개울에서 해야하는 빨래는
우리어머니에겐 아마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버지의 솜바지와 내복,애들이 갈아 입은 내복 여러벌,
아들이 얼음판에서 놀다 도랑에 빠져 젹셔 온 바지,양말
털신 등을 어머니는 가마솥에 데워놓은 물로 애벌빨래를
마당에서 열심히 비비십니다.(더운물에 빨래를 불려서
비누로 먼저 빤다)
이걸 머리에 이고 한손에 비누통을 들고 맏이인 나에겐
빨래방망이를 들게 하시곤 개울가로 앞장을 서신다.
개울가로 가서 꽁꽁 얼어붙은 개울물을
어머니는 개울가장자리에 있던 돌을 힘껏 던져
얼음구멍을 내신 후 그 옆을 빨래방망이로
얼음을 깨기 시작하신다.
얼음 밑에 물은 신기하게도 졸졸 흐르던 모습이 생각난다.
애벌빨래를 해온 빨래들을 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에 흔들흔들 흔들어 빤다음
물기를 꼭 짜서 빨래방망이로 펑펑 두두리신다.
그리고 다시 흐르는 물에 헹구면 빨래에선
뿌연 비눗물은 다 빠지고 맑은 물만 나온다.
이렇게 해온 빨래를
어머니는 물기를 꼭 짜서
마당에 길게 늘어진 빨래줄에
툭툭 털어서 너신다.
빨래를 꼭 짜서 널었는데도
얼마 후에 보면 빨래에서 나온 물로
빨래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신기하게도 널어놨던 그 모습대로
꽁꽁 얼어있다.
고드름 딴다고 빨래 만지작 거리면
어머니는 큰 소리를 내십니다.
"빨래 부러진다.그냥 둬라!"
'어떻게 빨래가 부러질까?'라고 생각이 들어
자꾸 만지다 어머니의 매운 손에 등짝이 화끈 거리기도
했었다.
마당에서 한 이틀 밤낮을 새운 빨래는 이제
아버지가 아궁이에 불을 잔뜩 지펴
뜨끈뜨끈해진 안방의 제일 뜨거운 자리로
옮겨간다.
이렇게 하루저녁 자고 나면
뽀송뽀송 비릿한 비누냄새를 풍기는
빨래는 엄마 손을 거쳐 농(옷장)으로 들어간다.
난 지금 드럼세탁기에
애들이 초코렛을 묻혀 더럽힌
하얀 오리털파카를 넣고
온수와 건조코스를 함께 셋팅해 놓고
이렇게 글을 쓴다.
어린시절의 겨울은
참 추웠다.
그러나 어머니의
그런 부지런함과 가족사랑이 있어
참 따뜻했다.
좋은 공연 엄마랑 함께 하고 싶네요.
초대 부탁드립니다.
노래도 한 곡이요!
이용복 - 어린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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