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사무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함박눈을 바라보면서 잠시 추억 속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나의 유년시절...그리고 8번째 맞은 겨울 이야기...
어린시절의 나... 눈이 내리면 그저 마냥 좋아했던... 8살이 되던 해의 나로 돌아갑니다.
당시, 수원에서 서울로 이사온 저는 8살이 되어 곧 입학하게 될 국민학교를 엄마와 함께 찾아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하늘에선 새하얀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눈이 쌓이기 시작하는 새하얀 운동장은 사람의 발자국조차 새겨지지 않은 순백의 도화지를 연상시켰고 새빨간 코트를 입은 나의 모습은 도화지 속에 새빨간 점을 연상시키는것 같았습니다.
아직도 그 날의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학교에 간 날... 새 하얀 눈과 새빨간 코트를 입은 나...
'한 발 한 발...' 엄마와 함께 둘러보던 국민학교의 교정은 마냥 크고 신기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시소와 그네... 철봉과 어지럽게 돌리던 회전판, 비 규칙적으로 튀어나왔던 타이어들... 그리고 그 날부터 학교 운동장은 저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특히, 같은 아파트 또래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하늘에서 눈이 내릴때마다 (예전엔.. 참으로 눈이 많이 내렸던거 같습니다.) 벙어리 장갑과 목도리를 챙겨들고 뛰어나가기 바빴습니다.
3:3 그룹을 나누어 진행되는 눈사람 빨리 만들기 시합!은 정말 흥미진진한 게임이었습니다. 머리와 몸통을 각각 1명씩 만들고... 나머지 한 명은 얼굴과 몸의 치장 할거리를 찾기 바빴습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우리팀의 환상의 팀웍은 타의 추종을 받아 항상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고 당시 8살의 꼬마가 느꼈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벙어리 장갑과 목도리는 눈사람을 입혀주느랴 항상 촉촉히 젖어있던 까닭에 엄마에게 혼날까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납니다.
29번째 또 다른 겨울을 맞이하는 나는 회사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함박눈을 그저 무감(無感)과 걱정된 눈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오늘 퇴근길에 차가 엄청 막힐텐데..'
'내일도 눈이 오려나? 지각안하려면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구나'
이러한 제 모습에 서글픈 생각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지금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엄마를 졸라 장갑과 목도리를 챙겨들고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을 또 다른 8살의 나를 생각하며 위안을 삼습니다.
P.S 올해로 8번째 생일을 맞이한 '유영재의 가요속으로' 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진솔한 이야기와 우리들의 따뜻한 공감." 이 함께하는 유가속을 만들어내는 유영재님과 민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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