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진짜로 추운게
어릴 적 생각이 절로 난다.
이맘때면 동네 앞뒤로 보이는 산자락은
하얀 눈으로 덮여 햇빛에 반짝였다.
날이 추워서 녹지도 않고
쌓인 눈위에 또 눈이 내려
눈은 얼음처럼 얼어있었다.
우리 아버진 잡는 것을 좋아하셨다.
여름엔 집에서 좀 떨어진 청미천강가에 가셔
투망을 던져 철렵을 즐기셨고,
겨울이면 눈 쌓인 산 여기저기를
다니시면 사냥을 즐기셨다.
겨울에는 농사일에서 좀 벗어나
취미생활 겸 여가생활을 즐기신 것인가 보다.
아버지가 사냥을 가시는 날 아침이면
어머니는 일찍이 밥을 하신다.
구운 파래김에 뜨거운 밥을 펴서
파,마늘,고추가루,깨소금,참기름 등의 양념을
듬뿍 넣은 양념간장을 알맞게 넣어
양념간장 김밥을 돌돌 말아
큼직하게 숭덩숭덩 썰어서 도시락에 담고
냄비하나,등산용 가스버너(비쌌지만 아버지가 필요하시니
어머니랑 의논없이 그냥 사셨나보다 어머니는 버너를 보며 중얼중얼 하신다.)라면2개를 가방에
주섬주섬 싸신다.
동네 아저씨 중에 마음 잘 맞고
사냥 좋아하시는 분이랑 함께 가시기도 하고
동네 근처 산에 토끼사냥을 가실 땐
혼자도 길을 떠나신다.
깊은 밤 아버지는 털잠바를 챙겨 입으시곤
방문을 여신다.
난 안다.어디가시는지...
추워서 굴뚝 속에 숨어 있는
참새를 잡으러 가시는 것을.
가끔 그물로 참새를 잡으시기도 하지만
이 방법이 좀 더 쉬운신가 보다.
이런 아버지 덕에
우리 5남매는 어려서 부터
참새고기,꿩고기,토끼고기 그 밖에도
좀 말하기 어려운 많은 야생고기를 먹어보았다.
우리 남매들은 비위도 좋고 먹성도 좋았나 보다.
아버지는 저녁무렵 소 죽을 쑤실 때마다
참새를 몇마리씩 구워서 우리도 주시고
저녁 먹기 전 허전한 속을 술 한잔과 참새구이로
살짝 달래신 것 같다.
어려서 부모님을 일찍 여의셔서
배고픈 것이 가장 서러웠다는 우리 아버지.
자식들 따뜻한 집에서 배불리 먹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는 우리 아버지.
지금은 우리 곁에 안계신다.
나 결혼하고 딱 한 달만에
서둘러 먼길을 떠나셨다.
뭐가 그리 급하신지.
큰 딸 결혼시키고 딸내 집에도 한 번
못 다녀 가셨는데...
사냥할 때 필요한 총을 한 자루
꼭 갖고 싶어 하셨는데
그걸 못 사드렸다.
겨울이 깊어가는 1월이면
사냥을 좋아하셔서
눈 덮인 산에서
토끼 발자국을 찾아 여기저기
뛰어 다니시던 우리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아버지 잘 계시죠?
10년이 훌쩍 지났건만
아버지 모습이 그리울 땐
눈물도 함께 오네요.
보고 싶어요. 아버지!
국악인 김영임씨를 참 좋아하셨어요.
- 한강수 타령 - 들려주세요.
공연도 초대해 주세요.
우리 어머니랑 함께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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