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말 모처럼 동생들이랑
여주 친정에
모두 모여 삼겹살을 굽기로 했다.
자랄 땐
네명이나 되는 동생이 맏이인
나를 많이 귀찮게도 했었다.
먹을 것이 항시 빠듯하니
서로 먼저 먹는 놈이 임자다.
어머니는
고기 반찬은 자주 못 올려도
김치만은 항상 푸짐하게 올리셨다.
배추김치,총각김치(알타리를 이렇게 불렀다.),깍뚜기
고들빼기,동치미(삭힌 고추를 꼭 넣었다.)파김치.
이 김치들 중 우리 남매들이 즐겨 먹었던 것은
총각김치다.
요즈음은 알맞은 크기에
알타리 무우가 많지만
나 어릴 적엔
총각무우는 꽤 큼직했다.
아버지가 큼직한 걸 좋아하시기도 했지만
늘 일이 바쁜 어머니가 아마도
시간 절약을 위해서 무우를 자르지
않고 줄기째 그냥 통째로 총각김치를 담으신 것 같다.
밥을 한 그릇씩 가득 받아서 놓고,
김치 그릇에서 큼직하게 무우청이 길다랗게
달린 총각김치를 하나 집어선 밥 위에 올려놓고
젓가락으로 총각김치에 무우를 찔러 꽂아서 조금씩 베어먹는다.
근데 이 총각김치의 무우가 젓가락에 잘 들어가면
다행인데 무우가 큼직하니까 좀 억새서
잘 안들어가고 이리 저리 튕겨지기도 한다.
그러다 밥 그릇을 넘어 밥상을 지나 방바닥까지
튕겨지는 놈도 있었다.
그럴 때면 아버지가 좀 젓가락에 꽂아 주시면 좋으련만
무뚝뚝, 무서우신 우리 아버지는
큰소리로 야단만 하신다.
간신히 젓가락에 꽂힌 총각무우.
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무우는 큼직하고 아직 어린 우리들의
입은 조그마하니
무우 한 번 베어먹자면
입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얼마되지 않고
입 주변만 뻘건 김치국물과 양념 범벅이 되곤 했다.
그래도 왜 그 김치만을 그리 좋아했는지 모를일이다.
해마다 김장무렵이면
우리집 총각김치는 시어머님이 담가주신다.
시부모님께서 치아가 줗지 않으시니
시어머님은 그리 크지 않은 무우도 꼭 네 쪽을 내신다.
야들야들 먹기 편하니 아이들도 잘먹고 남편도 좋아한다.
그치만 난,
어릴적 그 큼직막한 무우에 길다란 무우청이 달린
뻘건 양념에 총각김치가 그립다.
"그게 뭐 그리 맛 있었다구 먹고 싶다고 해.
그때는 김치 말곤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았지.장에 가서
고등어나 한 손 사오면 모를까.미안하다.좋은 거 못 메겨서..."
뒷말을 흐리시는 친정어머니.
어머니!
난 그래도 그 때
엄청 행복했어요.
오늘은 동생들이랑 가족들 모두모여
땅에 묻어 시원한 김장김치하구
지글지글 삼겹살 맛나게 먹을 생각에
군침이 싸악 돕니다.
멋진 DJ영재님! 이뿐 봄내작가님!
유년시절
힘들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모든게 추억거리이고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네요.
돌아 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스 공연도 아주 소중할 것 같습니다.
초대 부탁드려요.꼬옥이요.
노래도 신청해요.
임성훈 - 시골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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