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겨울에 관한 추억이라 하면 흔한 소재이긴 하지만 썰매타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릴적 제가 살던 마을은 준 산골마을같은 변두리 마을(그냥 산골마을이었던가^^)이었습니다. 집 앞에 난 신작로는 경사가 40도 정도 되었을까요.. 집보다 더 높이 걸어올라가 눈쌓인 비탈진 콘크리트 도로를 몇 초만에 타고 내려오는 스릴과 비탈진 길에 이어진 완만한 길 위에서 동네의 놀이터 까지 길게 미끌어져 내려가던 썰매타기의 충만함..
그때는 엄청난 속도에 이어 누가 더 길게 오래 미끄러져 내려가나가 놀이의 대세였지요.
게다가 좋은 썰매와 화려한 썰매타기 기술은 좋은 성적은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 우쭐댈 수 있는 훌륭한 자랑거리였습니다. 그 당시 제겐 두살터울의 오빠와 위풍당당한 오빠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각자의 썰매만들기 노하우를 하나씩 보태어 그야말로 퍼펙트한 나무썰매를 제공주었고 썰매탈때의 방향잡기, 반쯤 드러눕기 등의 기술을 전수하여 주었습니다. 그때의 겨울은 왜그리 춥던지요..지금은 껌이죠.. 내복을 껴입고 나가도 흐르던 콧물을 주체못해 소매부리가 번들거렸으니까요. 소매부리야 번들거리던말던 볼이야 트던말던 우리의 썰매타기는 지칠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 우리의 유쾌한 썰매타기 질주에 제동을 걸던 분이 계셨습니다. 우리 동네 제일 무서운 규율반장 호랑이 아줌마! 호랑이 아줌마.. 그분의 별명이었어요. 무서웠거든요.. 부리부리한 눈, 약간 늘어지는 볼살..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호통소리..ㅋㅋ
눈이 많이와 아무리 차량의 소통이 뜸하고 눈놀이는 그당시 별놀거리가 없던 아이들의 좋은 놀거리였지만.. 위험천만하기도 했지요.
아줌마의 등장은 썰매타기의 종료를 뜻했습니다. 왜냐구요? 아줌마가 눈길을 가로질러 두텁게 연탄재를 밟아놓으시기 때문이었어요. 꾸지람과 함께..아줌마의 호통에 이어 눈썰매는 내려놓고 연탄재 뿌리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해야 했답니다.
요즘도 눈이 많이 내리면 그때의 일들과 사람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다. 지금은 그때의 오빠들이 마흔을 바라보고 저도 어느덧 30의 중반을 넘겼으며 무섭지만 정이 넘치던 규율반장 호랑이 아줌마도 이젠 세월 속에만 계십니다. 앞으로 태어날 우리 둥이들은 엄마가 누렸던 유쾌한 썰매타기의 진수를 느끼지 못하겠지만(요즘의 눈썰매장은 너무 짧더라구요..ㅋ) 나름의 추억을 쌓으며 살아가겠지요..
신청곡: "나 어떡해"
*태교를 위해 좋은 뮤지컬 티켓(그리스)도 받고 싶어요~~^^
어린날의 겨울 추억] 위풍당당 썰매타기^^
엄윤경
200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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