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한과를 만들던 추억
정현숙
2008.02.01
조회 29
안녕하세요?
유년기 설날 풍경을 떠올리면 지금도 즐겁군요.

저희집은 어릴 때 부산에서 살았고, 아버지가 하신 사업이 망하기 전에는 명절에 찾아오는 손님도 많았고, 그러다보니 음식도 꽤 많이 장만했습니다.

특히 유과를 직접 집에서 지졌는데, 그때는 남녀 구분없이 아버지나 큰오빠도 다같이 유과를 기름 솥에서 지져내고 겉에 강냉이를 바르고 바람에 내다 말리는 등 참으로 분주하게 움직였지요.

다른 음식 장만보다 유과를 만드는 게 재미있는 이유는 지지기 전에는 그렇게 크지 않던 게 펄펄 끓는 기름솥에서 지져내면 커다랗게 부풀어오르고, 게다가 붙지 말라고 겉에 강냉이 옷까지 입히면 그야말로 뻥튀기로 구름덩이만해지니, 어린 아이 눈에는 신기하기 짝이 없지요.

오죽하면 고아인 육촌 언니가 시집 간 뒤에 마땅히 갈 친정이 없어서 우리집에 종종 놀러오곤 했는데, 곤궁한 살림에 별다를 명절 음식도 변변히 마련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우리집의 유과 지져내는 모습을 구경하고,그 딸들이 너무나 신기한 나머지 자기네 동네 친구들에게
"우리 외가에서는 조선 과자 굽는다."
고 자랑을 했을까요.
요새는 한지, 한과라고 하는데, 그 당시 부산에서는 조선 종이, 조선 과자 이렇게 불렀답니다.

아, 조선과자라고 부르던 유과를 지저내던 그 시절이나 돌아가신 아버님을 다시 뵐 수 있는 과거로의 여행은 정녕 기억 속의 풍경일 뿐일까요?


신청곡
신효범/좋은 사람
이소라/바람이 분다
김연숙/숨어우는 바람소리
신정숙/그 사람이 울고 있어요
빅마마/체념
석미경/물안개
서문탁/난 나보다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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