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하늘나라에서 주신 선물...
정영민
2008.02.02
조회 23
6년전 결혼후 첫 설날 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시 아버님은 일찍 세상을 떠나 계시지않으셨지만 시댁이 종가집이라 시 삼촌. 숙모님. 시누이들로도 마당이 좁을 정도로 식구들이 많았답니다. 무슨 음식은 그리도 많이 하던지... 저는 첫 시댁에서 맞는 명절이라 솔직히 많이 두려웠답니다.

그런데 숙모님들께선 저에겐 앞으로도 할날이 많으니 자네가 안해도 일할사람 너무 많은 집이야 하시면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셨죠. 오히려 시삼촌 들께선 며느리 첨 와서 조상님께 드릴 음식만든다고 수고했다며 오히려 용돈을 주시면서 제게 꼬마 시누이.시동생 친구해주는게 제 일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준비해간 양말이며 내복 조그만 선물들을 친지분들에게 선물을 했구요. 그리고 그날 전 참 의미있는 봉투를 받았습니다.

시 할머님께서 설날 아침 쭉 세배를 드리고 제 차례가 되었지요. 왠지 다른 봉투보다 두께감이 느껴지는듯한 봉투하나와 또 다른 봉투하나를 제 손에 꼭 쥐어주시며 " 아가 !! 이건 시할미가 네게 주는 세뱃돈이고 또 하나는 너의 시 할아버지가 저 멀리 하늘나라에서 우리 손부며느리에게 주는 용돈이란다. 저기 액자속에 할아버지 보이쟈아!! 그리알고 요긴하게 잘 쓰거라. " 그때 전 너무 감동받았답니다.

그건 굳이 돈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거든요. 안방 정 가운데 걸린 액자속에 군복차림의 할아버질 보면서 정말 내가 이 가문의 며느리가 됐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으로 "할아버지 제가 할머님께 효부며느리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란 마음의 말을 나도 모르게 드리고 있는겁니다. 저의 시 할아버님께서 6.25사변때 돌아가셨어요. 할머닌 할아버지의 연금을 받고 계셨었구요. 목숨과 바꾼 그 봉투속 돈은 돈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손길이라고 전 가슴에 고이 간직했었답니다. 할머님께선 3년전 돌아가시기전까지 우리 며느리들에게 하늘나라에서 주시는 시 할아버님의 용돈은 받게 해주셨어요

제가 그 흰봉투를 받은지가 6번설이나 지났네요.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두분이 만나 알콩달콩 정담을 나누시며 저희 들이 절 올리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시리라 생각하면서 올 명절도 할머님와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좋아하셨던 쇠고기산적을 정성스럽게 올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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