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곱살 되던 해의 일로 기억합니다.
유쾌한 에피소드는 절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198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버지는 편지 배달을 하셨고, 어머니는 작은 구멍가게를 하셨습니다.
전 외아들이어서 부모님의 많은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자랐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저를 불러서는 무서운 눈초리로 장농에 숨겨져 있던돈 어디에다 치웠냐고 막 야단을 치셨습니다.
제가 잘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그 돈이 발이 있어서 걸어가냐고 하셨습니다.
또한번의 물음에도 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윽고, 엄마는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그때 까지 매한번 맞아본적이 없었던 터라 종아리가 너무 아파서 마구 울었습니다.
엄마는 종아리를 계속 때리면서 계속 바른대로 말하라고 했습니다.
근데 웃긴건 전 사실 그 당시 돈으로 무얼 살 필요가 없었단 겁니다.
우리 가게에 초콜렛,과자,아스크림이 다 있었고 그것들을 모두 맘대로 먹을 수 있었는데
돈이 무슨 필요가 있었겠습니까?
엄마의 매질은 계속 되었습니다.
"바른대로 말 못해?"
전 엄마의 매질에 못이겨서
"엄마, 엄마, 말할께요?"
순간 엄마는 회초리를 내려놓으며 제 입을 주시하셨죠.
저는 작은 입을 열어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장판 밑에요."
엄마는 순식간에 장판 밑을 이잡듯 뒤졌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돈은 숨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숨기지도 않은 돈이 있을리 없는것이죠.
엄마는 더 무서운 표정으로 회초리를 들으며
"이녀석이 이제는 거짓말 까지 하네."라며 더욱 세게 절 때렸습니다.
"거짓말 안할께요, 거짓말 안할께요."
"그럼, 어디에 숨겼는지 빨리 말해."
저는 또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불속에요"
그곳을 뒤져본 엄마는 다시 돌아와서
"이녀석이 또......"
그때 마침 배달하던 아빠가 잠시 집에 들렀다가 제가 매 맞는걸 보고
"아니, 애를 왜 그렇게 때려?"
"아, 글쎄 이녀석이 장농에 넣어둔 돈을......"
엄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로막으며
"그거 아침에 내가 보험금 메꾸려고 가지고 갔는데......"
.....................................
저는 그날 너무 맞아서 종아리가 부르텄고,
눈이 퉁퉁 부은채로 그자리에 쓰러져서 잠들었습니다.
도둑 누명을 쓰게되는 바람에 다음날 저는 바나나를 아주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답니다.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가끔 어머님께 그때의 일은 잊을수 없다고 말하며 웃곤 한답니다.
그때의 뼈아픈 기억이 지금은 잊혀지지 않는 에피소드가 된거죠.
어머님은 그때 상황을 이렇게 회고 하십니다.
"네가 그때 끝까지 안가져 갔다고 했으면 그렇게 까지 때리진 않았겠지!
그때 네가 매 맞다가, 여기 숨겼어요, 저기 숨겼어요 하는바람에 더 때린거야!
돈을 훔친건 확실한데,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었지! 암튼, 그땐 정말 미안했다."
내 어린날의 절대 유쾌하지 않은 에피소드는 여기까지 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