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8살의 겨울이야기..
허유정
2008.02.08
조회 19
이제 설연휴도 마무리 되어가네요^^ 어제 밤늦게 집에도착해서 푹쉬고 인터넷하다가 '내 8살때의 겨울은..?' 이라는 생각에 문득 잠기게 되네요. 혼자 생각하다가 '풋'하고 웃음을 터트릴일이 생각나서 이렇게 사연을 씁니다^^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때는 제가 8살이던 그 해 겨울..딱 요맘때쯤 이겠네요^^
저희 가족은 태어나서부터 쭉 살아오던 동네를 떠나서 이사를 갔습니다! 살던 집보다 훨씬 크고, 새로 지은 아파트여서 엘레베이터부터 휘둥그레했던 기억이 나네요. 알고보니 그때 처음으로 저희집이 생긴거였답니다. 그동안은 쭉 전세에서 살다가 말예요. 새로운집에 이사가서 다들 어찌나 좋아했는지.. 그렇게 2틀이 지나고, 새로운 집에서 친구도 없이 심심했던 저와 언니는 너무 심심하고 과자를 먹고싶던 나머지 가위바위보 해서 진사람이 과자사오기 내기를 하였습니다. 예..안타깝게도 저는 가위바위보를 지고말았구요..제가 가게될 초등학교 앞에는 맛있는 컵떡볶이를 파는 분식집과, 불량식품을 파는 슈퍼가 잔뜩있었거든요. 지금도 생각나는 쫀드기와 쌀대롱 아폴로에 달고나까지.. 기억나시나요? 언니와 꼬깃꼬깃 접어놓았던 지폐를 합쳐서 저는 신나는 발걸음으로 불량식품을 찾아서 떠났습니다! 그게 그렇게 먼길이 될지는 몰랐지요..^^;; 네. 저는 그렇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학교까지 쭉~내려오긴 했는데, 그 다음부터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야 다시 그 길이 나오는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구요. 무작정 엉엉울기 시작한 저는 한참을 서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주위 할머니 분들께 물어물어 집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저기 죄송한데 101동을 어떻게 가야하나요..?"라며 말이죠. 길은 험난했습니다.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서 한참을 올라가고 나서야 101동이 나왔습니다. 101동은 101동이였어요.. 문제는 저희집 101동이 아니였다는거죠..하저희집 앞에는 놀이터가 있었는데, 이 101동 앞에는 놀이터가 없는게 아닙니까!! 하... 그때부터는 길에 앉아서 무작정 울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영영 가족들을 못보는 줄 알았습니다...
우는 저를 보고는 경비아저씨가 이상케 여겨서 제가 와주셨고, 저는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비아저씨는 "아아, 애기 사는데가 3단지 101동인가부데이, 자자, 이리로 내려가면 되는기라.." 라고 말하며 그 길까지 데려다 주시더라구요. 길은 또다시 까마득 했습니다. 그때마침! 한 오토바이를 타신 택배아저씨가 경비아저씨께 길을 물어왔습니다. 그분도 3단지 101동을 가시려다가 잘못찾아온 분이셨어요. 그렇게 저는 낯선 아저씨의 등에 눈물 콧물을 다 흘리며 저희집 101동에 길을 떠난지 3시간30분만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언니가 어찌나 울고있던지.. 꼭 끌어안았던 기억이 나네요.^^ 불량식품이 잔뜩든 검은 봉다리는 제 손에 꽉 쥐어져 있었고, 철없던 우리는 금방 웃으면서 맛있게 불량식품을 먹었답니다^^ 알고보니 저희 동네에는 1단지, 2단지, 3단지가 있었는데, 1단지는 101동, 2단지는 201동인데, 3단지를 301동이 아닌, 101동으로 만든거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불편해 하셔서 결국 나중에는 301동으로 바뀌었구요.

그때는 정말 이대로 영영 가족들 못보는줄 알고 얼마나 서러웠는지..지금 생각하면 정말 귀여웠던 8살의 추억인것 같네요. 그때 도와주셨던 경비 아저씨와, 태워다 주셨던 택배아저씨께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졸지에 미아가 될뻔 했던 8살의 기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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