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렵
설이 지나고 나면
우리 남동생은 무지 바빠집니다.
대보름에 돌릴 쥐불놀이,일명"망우리" 도구인 구멍 뚫린 깡통이랑
연료로 쓸 장작을 작게 잘라야 하기 때문이죠.
흔하지 않은 분유통을 어디서 구해와선
굵은 대못을 깡통 윗쪽에서 바닥까지 촘촘하게
망치로 두두려서 공기구멍을 냅니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몇일에 걸쳐
꼼꼼하게 하드라구요.
그 다음으론 나무장작을 잘게 쪼개서
깡통에 들어갈 크기로 넉넉히 준비해 둡니다.
이거 준비하고 있는 동생의 얼굴표정은
엄청 신중하고 진지합니다.
대보름 전날은 저녁을 일찍 먹는 날이라고
어머니는 저녁을 해지기전에 먹을 수 있게 준비하십니다.
우리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밤이 되면 큰 양푼을 하나 들고
집집마다 돌며 부뚜막에 놔눈 음식들을 몰래 가져옵니다.
이 날이
"밥 훔쳐 먹는 날"
이거든요.
어머니들이 미리 아시고
훔쳐갈 밥이며 나물을 미리 남겨두십니다.
이렇게 훔쳐 온 대보름 나물과 오곡밥 등이 가득한 양푼을
들고 우리집으로 오면 어머니는 꼭 화롯불에 양푼을 얹고
들기름을 둘러 따끈따끈하게 비벼주셨지요.
밥을 배불리 먹고 나면 밤 9시가 조금 넘지요.
친구들과 함께 가로등불 밑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신나게 놀았지요.
참 즐거웠습니다.
얼마후면 대보름이죠.
아이들이랑 나름대로 대보름 행사를 즐겨봐야겠어요.
유년시절의 추억거리가
저의 마음을 초등학생이 되게 만드네요.
"그리스" 티켓의 행운이 저에게도 와주면
굉장히 행복하겠네요.
해오라기 - 숨박꼭질 -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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