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천사들의 응원편지
장미숙
2008.02.12
조회 46
지난해 오월,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몸속에 주먹만한 혹이 있어 수술을 하게 되었거든요. 수술 전 의사선생님께서 힘든 수술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요. 혹시 수술이 잘못되면 어떡하나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가 눈에 아른거렸고 부모님생각, 그리고 평소에 잘해주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나더군요. 사실 그렇게 심각한 수술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많이 약해져있던터라 불길하고 두려운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학교에 갔다 바로 병원으로 달려온 아이는 힘없는 절 보더니 “엄마, 걱정 하지 마. 잘 될 거야.” 하며 작은 손으로 제 손을 도닥거려 주는데 눈물이 나려고 했지요. 아이는 가방을 내려놓고 갑자기 제게 갈 곳이 있다고 했습니다. “엄마, 나랑 갈 데가 있어. 일어나봐.” “왜 그래? 엄마 힘없어.” 수차례 관장을 한터라 힘이 없어 저는 곧 쓰러질 것 같았거든요. 그런 제게 “엄마. 조금만 참아. 엄마에게 꼭 보여줄게 있어서 그래.” 아이는 힘들어하는 절 일으켜 세우더니 부축을 하고는 병동휴게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곤 병동휴게실에 있던 컴퓨터를 켰습니다.
“엄마, 이거 봐. 우리 반 친구들이 엄마에게 힘내라고 편지 써놨어. 하나하나 다 읽어봐.” 아이가 가리키는 건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 홈페이지였습니다. 자신의 반 게시판을 클릭 해놓고 아이는 제게 친구들의 편지를 읽어보라는 것이었죠. 저는 게시판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는 아이의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의 편지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서른 명 가까운 아이의 반 친구들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저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말았지요. 힘내라는 글과 수술이 잘 될 거라는 격려의 편지들이 절 감동시켰습니다.
열세 살 아이들의 편지가 제게 그렇게도 큰 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지요. 저는 기어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거든요. “엄마 울어?” 아이는 절 보더니 “우리 반 친구들이 이렇게 응원을 많이 보내주니까 엄마 수술 잘 될 거야.” 하는데 정말 수술이 잘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평소에는 개구쟁이 짓만 하던 아들 녀석이 그날따라 그렇게 대견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응원의 편지를 쓴 건 담임선생님의 배려였지만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마음을 받은 저는 많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덕분에 다음날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결과도 좋았으며 회복이 빨라 생각보다 일찍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 수술한지도 일년이 지나 지금은 배 한가운데 큰 흉터가 남아 있어 그날의 일들을 상기시켜줍니다. 그래도 흉터를 볼 때마다 아이들의 편지가 생각나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네요. 제가 받은 그 어떤 편지보다도 제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던 아이들의 응원편지를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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