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물 두살이었던 까마득한 시절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죠.
딴에는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던터라 그랬던가, 아니면 모르면 무식해진다는 말이 맞았던지 저는 두려움이라고는 없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일들에 대한 설레임뿐이었죠.
그런데 막상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만만치가 않았어요. 그래도 함께 근무하는 언니들과 너무나 친하게 즐겁게 지낼 수 있어서 하루하루가 재밌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부서 과장님께 싫은 소리를 들었죠. 그냥 네, 주의하겠습니다. 이렇게 넘어갔으면 되었을 텐데 "나만 그런 것도 아닌데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싶은 마음이 커서 서럽기만 하더라구요. 찔끔찔끔 나오던 눈물이 제 스스로 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줄줄 흘렀죠. 이미 혼났다는 사실은 잊혀졌는데 제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해서 죽겠더라구요. 그런데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그러다 점심시간이 되어 저와 함께 다니던 언니들은 제가 점심을 안먹겠다고 하자 저를 두고 내려가고 전 혼자 탈의실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죠. 나중에는 그런것도 야박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나름대로 친하다면 친했던 사람들인데 혼자만 두고 가버린다는 것이 말예요.
그때 총무부에 있던 저랑 나이차가 열 다섯인가.. 그 정도 나는 언니가 탈의실로 들어왔습니다. 이름은 김경선...
저희는 여직원끼리 유대관계가 좋아서 열명 정도 있는데 서로들 참 잘 어울렸거든요. 그런데 그 경선 언니만은 예외라 말을 나누는 것도, 함께 밥을 먹어본 적도 없었죠. 더구나 언니는 회사 근처에 집이 있어서 점심은 항상 집에 가서 먹는다고 들었었죠.그렇지만 저는 그 언니가 괜히 좋았어요. 큰 키에 모델같이 서구적인 얼굴, 무뚝뚝하지만 차갑지는 않은 느낌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 언니가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밥 안 먹고 여기서 뭐하니?"
그래서 별로 생각이 없어서요, 했더니
"같이 밥 먹으러 가자" 하시더군요.
"아녜요, 언니 식사하러 가세요. 괜찮아요."
그냥 나갈 줄 알았던 언니가
"동생이 굶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혼자 먹겠니, 같이 가자"
그날 너무 울어서 머리도 아픈데다 울었다는 사실을 회사 사람들 대부분이 아는 것도 창피하여 이도저도 하기 싫은 마음에함께 밥을 먹는 것은 거절했지만 그 말이 정말로 고맙고, 회사를 그만둔 후로 지금까지도 마음에 새겨져있죠.
나름대로 그 언니와 소식이 닿고 싶어 미니홈피도 찾아보고, 검색된 아이디로 메신져에 등록도 해 보았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렇게 연락도 되지 않고, 만날수도 없지만 저의 멘토로 남아있답니다. 직장 생활이란 것은 결국 90%는 인간 관계로 이뤄지는데 그 많은 사람들 중 그 선배를 만났던 것은 제 사회 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보물같아요.
경선 언니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언니가 너무 너무 보고 싶네요~~^^
신청곡: 김범수- 보고싶다
이상은-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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