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조희선
2008.02.21
조회 31
안녕하세요~유영재님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하는 시간까지 줄곧 아니 집에서도 시간 날때만다 듣는 고정채널 cbs...참 오래도 들었나보네요..
오늘은 꼬옥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들었습니다.
*사랑*
며칠전부터 자꾸 아빠(..아니지 이젠 결혼도 하고...아이들도 초등학교에 다 들어갔으니 아버지라고 불러야겠죠..)가 유독 더 생각이 났습니다.
벌써 제가 결혼한지도 올해로 딱 만 10년이 되었답니다.
저희집은 아들둘에 딸둘..그렇게 낳기도 힘들었을거예요
첫째 언니, 둘째 오빠 , 셋째는 저, 막내는 남동생.....
저희 아버지는 아이들을 참 예뻐라 하시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그랬을까? 언니를 참 힘들게 가졌대요. 그래서 낳았는데 첫딸이였던거죠. 할머니는 첫째를 아들을 낳아야지 쓰잘때기 없는 딸년을 낳아서 뭐하냐고 첫국밥도 안차려 주시더래요...그렇게 할머니의 서러움을 받았지만 아빠는 오히려 아들보다 첫째가 딸이어서 너무 좋다며 시골에서 살았지만 금이야 옥이야 키우셨대요. 그런데 둘째는 바로 가지게 되었나봐요. 그게 오빠였던거죠. 아빠는 딸이 있으니까 둘째인 아들은 그냥 그렇게 키우셨나봐요. 그렇게 2년후쯤 엄마가 다시 아이를 가지셨는데 자연유산이 되었고 그후로 3년만에..그러니까 오빠가 태어나고 5년후에 제가 태어나게 되었죠. 그래서 저도 금이야 옥이야 아빠가 이뻐라 하셨다내요. 그리고 2년후에 동생이 다시 태어났어요. 그렇게 해서 딸들을 어렵게 낳다보니 쉽게 본 아들들 보다는 딸들을 정말 세상에도 없이 귀하게 키우셨다고 하네요.
저희가 소풍이라도 갈라치면 엄마는 김밥에 조금의 용돈을 저희에게 쥐어 주시며 음료수라도 사먹으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좋다고 집을 나옵니다. 그러면 아빠가 집 모퉁이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계시다가 저희를 막 부르세요. 그러고는 엄마가 주신돈의 서너배를 더 쥐어주시면서 검지손가락으로 입을 막으십니다...."쉬~엄마한테는 비밀이다" 그러시면서 눈을 찡긋 감으세요.
그럼 저희는 한달음에 학교로 뛰어가고 했어요.
그리고 아빠가 사업을 하셨었는데 저녁 집에 돌아오실때면 항상 손에 저희가 먹을만한 간식거리를 잊지 않고 챙겨오셨어요.
지금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갈색에 땅콩과 통깨가 한가득 뿌려져있는 갱엿, 초코파이, 과자,......
그 시골 촌구석에서 그렇게 귀하게 크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도 나름대로 시골에서 땅꽤나 가지고 살았건만 아버지의 사업이 잘못되면서 서울로 쫓겨오듯이 오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버지는 정말 남들이 더러워 안하는 그런일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대로 다 하셨어요.
그때가 제가 사춘기가 시작되는 중학생때였어요.
항상 엄마 아빠가 너무 부끄러웠고 그래서 제가 다른 잘 사는 집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못한게 한이 되더라구요.
지금도 아빠한테 가장 부끄럽고 죄송스러운일이 하나 있다면...(사실 너무도 많지만)고등학교 때였어요. 한참 부끄럼 많은 나이였는데 저희집이 남자 고등학교와 아주 가까운곳에 집이 있었는데, 제가 학교에 갈때 저희 아빠도 같이 출근을 하셨죠. 그런데 남자애들이 저희 아빠와 같이 가는걸 보는게 챙피해서...아빠가 출근하시면 일부러 늦장을 부리고 있다가 아빠가 저~앞에 가시고 나서야 저도 학교를 갔답니다. 그 애들하고 나하고 아무런 관계도 아니였는데, 그리고 저희 아빠는 항상 깔끔하고 단정한 분이셨는데 왜 그렇게 부끄럽고 챙피했을까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갑자기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겐 정말 청천벽력과도 같았죠...
그래도 아빠가 안계시다고 하면 남들이 우습게 볼까봐 정말 친한 친구한테도 결혼할때까지 말을 않했습니다. 너무 어리석은 제가...그랬답니다. 어처구니 없이....
가끔 제가 남편에게 그럽니다.
" 우리 아빠는 퇴근길에 항상 손에 뭔가 까만봉다리가 들려있었는데~ 그리고 술먹고 늦게 들어오시는 날은 100% 손에 먹을게 있었는데~자기는 손에 한번도 뭐가 들려온적이 없더라~우리애들은 커서 나 같은 추억도 없고..."
그 말이후로 요즘은 가끔 퇴근길에 손에 까만봉다리가 들려옵니다.
그럼 우리아이들은 너무 좋아서 언릉 받아서 열어보고는 좋아라합니다. 꼭 저의 어린적 모습을 보는것 같아요.
꼬옥 저희 아빠를 닮은 신랑을 보면 (저를 정말 이뻐라 해줍니다.) 아빠도 너무 좋아하실텐데..이쁘게 잘 산다고, 저희 신랑도 정말 이뻐라 해주실텐데.....
좋은 곳에서 가셔서 저희 형제를 그리고 제가 열심히 잘 살고 있는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실거라 저는 믿어요...

그땐 너무 어려서 정말 사랑이라는게 뭔지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도 못했어요. 부끄러웠거든요...
그런데 이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다보니 사랑이라는걸 배우게 되고 베풀줄도 알게 됩니다.
조금만 더 철이 빨리 들었더라면 그렇게 이뻐했던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안아드렸을텐데...많이 아쉬워집니다.

그래서 이젠 후회하는일 없게 가족에게 많이 사랑한다고 많이 안아준답니다....


이렇게 말을 주저리 주저리 풀어놓다보니 아직 다 하지 못한 말이 산더미이건만 벌써 한보따리가 넘어버렸네요...

지금 저희 아빠도 저를 내려다 보시면 빙그레 웃고 계실것만 같아요...
"너무 많이 늦었지만,,아빠! 사랑해요...그리고 너무 많이 늦어서 죄송해요"

마음만 너무 벅차서 글이 두서가 없습니다...

신청곡 : 사랑하는 이에게 (정태춘&박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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