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 1녀의 막내딸로 태어나 제게는 언니가 없었기 때문에 늘 언니가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자랐는데 30년전 여고시절 웃지 못할 인연으로 만난 언니가 있습니다
그 당시 여의도 광장에서 서울 국,공립고등학교 학생중 고 3학년을 제외한 학생들이 동원된 큰 행사가 있었습니다
집에서 여의도를 가려면 버스를 두번 갈아 타야기에 아침 일찍 엄마가 싸준 김밥을 챙겨서 책가방 대신 작은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섰지요.
김밥에는 단무지를 곁들이지만 저의 엄마께서는 김치는 꼭 있어야 한다면서 작은 이유식 병에 김치를 싸주셨죠
버스를 타고 얼마를 가다가 심하게 덜컹 거리는 바람에 그만 김치병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답니다.너무나 창피하여 얼굴이 벌개져서 얼른 주워 담았어요.
그런데 제 앞에 서있는 작은 여학생이 자꾸만 저를 힐끗 힐끗 쳐다보는거에요
속으로 " 그럴수도 있지...자기는 김치 안 싸가지고 다니남.."
미운 마음에 눈을 한번 흘겨 주고는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리는데 그 여학생도 여의도로 가는지 그 정류장에서 내리더군요
그리고 제 뒤를 쫓아와서 "얘~~ 너가 아까 주워 넣은 김치병 내꺼야" 이러는거 아니겠어요
당황스런 마음에 가방을 열어보니 정말로 김치병이 두개였어요
급식이 없었던 그때에는 모두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고
도시락 반찬은 김치가 대부분을 차지했었어요
김치 국물이 흐를까봐 거의 모든 학생이 아기 이유식이 담겼던 병을 김치 용기로 썼구요.
"미안해" 하면서 얼른 건네주며 눈이 마주친 순간 서로 웃고 말았지요
키가 작아 같은 학년으로 오해를 했지만 알고보니 저보다 한살이 많은 언니더군요
당황하여 급히 존댓말을 하는 제게 괜찮으니 그냥 편하게 서로 말 놓자면서 언니는 웃었습니다
마침 여의도로 간다면서 같이 가자고하여 사이좋게 행사에 참석하고
집에 올때도 정류장에서 만나서 같은 버스를 타고 왔었습니다
이 일이 인연이 되어 비록 학교는 달랐지만 언니가 없는 제게
좋은 조언을 해주고,이끌어 주는 언니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결혼후 남편을 따라 한사람은 광주에서, 한사람은 부천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살지만
30년 이상을 때론 친구도 되어주고,친언니 이상의 좋은 언니가 되어
혈육과도 같은 사랑과 정으로 제 인생을 풍요롭게 이끌어주는 언니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노영심 - 그리움만 쌓이네
[사랑] 버스안에서 구르는 김치병으로 인해 만난 언니
송미숙
200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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