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님의 글이 목을 메이게 합니다.
나도 노모가 계시는데 나 편하자고
살갑게 해드리지 못함이 마음이 아파옵니다.
은희님~~힘내세요...
볼위로 흐르는 눈물이
노모에 대한 속죄의 눈물이가 봅니다.
용기를 가지시고 참 효녀네요...
울 엄마두 당뇨합병으로 앞이 안보여서
4월에 백내장 수술을 한답니다.
힘내세요...
은희님~~
다 잘될꺼에요..
조은희(mungkul)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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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11월의 어느날..
> 엄마는 목소리와 생명을 가지고 거래를 해야했다.
>
> 그 해 봄부터 오십견이다..중풍이다..치매다..하여
> 이병원 저병원을 다니다가
> 10월말 엄마가 응급실에 실려와서야..
> 루게릭이라는 병을 알게 되었다.
> 가래로 인한 호흡곤란인줄만 알았는데...폐렴인줄만 알았는데..
>
> 하루종일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나서야..
> (그날 하루 의사들은 엄마에게 참 많은 검사를 해댔다.)
> 주치의 선생님이 검사실 밖에 대기하고 있던 나에게..
>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 ALS 근위축성측삭경화증...참 생소한 병명이였다.
> 주치의 선생님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 눈동자가 많이 흔들리고 있었으며..
>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 매우 난감해하는 모습이였다.
>
> 선생님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희귀난치성 질환이며..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 치료약도 현재는 전혀없는..
> 몸의 모든 운동신경이 하나 둘 그 기능이 저하되어 퇴행하면서
> 나중에는 움직일수도..삼킬수도..말할수도..호흡할수도 없게되는..
> 자신의 육체의 감옥에 갇혀 살아야만하는..
> 그렇지만 정신은 너무나 온전해서 자신의 병을 담담히 지켜봐야하는
> 그래서 환자에게는 더 잔인한 병이라고...
> 대략 발병후 2~5년 안에 사망한다고..
> 하지만 개인에 따라10년 넘게 투병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고..
> 그런 몹쓸병에 우리 엄마가 걸렸다는 말이였다.
>
> 다리에 힘이 풀린다는 말 사실이였다.
> 난 그만 땅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 어떻게 이런일이 우리가족에게..생긴단 말인가?
> 이런 병은 소설책에나...
> 아니..티브의 의학 프로에만 나오는 병인줄 알았었는데..
> 봄까지만해도 운전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했었는데...
> 혹 오진은 아닐런지..
> 주치의는 거의 90% ALS 확신한다고 했다.
> 마지막 검사인 세포조직생검만 남았다고...
>
> 며칠동안 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살아오면서 흘린 눈물의 반을 흘린거 같았다.
> 눈물은 흘러도 흘러도 계속 나왔다.참 신기했다.
> 하지만,엄마의 무서운 병은 나에게 방황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
> 2005년 11월...
> 중환자실에서 힘겹게 투병하시던 엄마에게...
> 주치의 선생님은 기관절개술을 권하셨고..
> 기관절개를 하면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고 하였다.
> 좋아지면 다시 막을 수 있고,
> 그러면 다시 목소리는 나온다고 위로하였지만..
> 난 그런날은 쉽게오지 않을거란 걸 벌써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 인터넷으로 ALS에 대해 자료조사를 해왔었기 때문에..
>
> 이런 상황에선 난 더이상 눈물만 흘리며 현실을 원망하며 지낼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야했고..정신을 차려보니 내 자신이 조금씩 강해져가고 있었다.
> 그때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기도삽관을 통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다. 입과 목의 답답함과 통증으로 너무 힘들어 하셨고,
> 그래서 손까지 묶어 놓고 있던 상태였다..
> 혹시 모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
>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어주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 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뺐는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말았다.
> 엄마의 의견은 전혀 무시한채...
>
> 엄마는 기도절개 수술을 마치고 새생명을 얻으셨다.
> 다행히 호흡도 좋아졌고..우울증도 좋아졌다.
> 입과 목의 통증도 없어져..묶인 손도 풀 수 있었다.
> 하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그날이후 더이상 들을 수 없었다.
>
> 가끔씩 엄마의 목소리가 그리워지곤 한다.
> 친구들과 술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 내 핸드폰 음성메세지를 잔뜩 저장했던...엄마의 그..목소리..
> 둘이서 간 어느 노래방에서 존재의 이유를 열창하던 그..목소리..
> 항상 전화 통화 후 끈을때면 '은희야 사랑해'하던 그..목소리..
> 오늘따라 내 귓가에서 더욱 맴돈다..
>
> 저녁 면회때 중환질에 누워있는 엄마에게..
> 자신의 목소리가 이젠 영영 나오지 않을꺼란 걸 모르는 엄마에게..
> 난 두손을 꼭 잡고 말했다.
> 엄마가 좋은 세상으로 가는 그날까지..
> 난 언제나 엄마와 함께할꺼라고..
> 하지만..너무 서둘러서 가려고 하지는 말아달라고..
>
> 엄마의 목소리를 내가 뺏았으니..
> 때로는 엄마의 목소리가 되어 줄거며..
> 때로는 엄마의 손과 발이 되어 줄거라고..
> 그러니까 희망을 잃지 말고 함께 가자고..
> 다행이도 엄마는 환하게 웃어 주었다.
> 입모양으로 말씀도 해주셨다.
>
> '은희야 난 괜찮아..너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 니가 있어서 하나도 안 무섭다고..
> 목소리 안나오는거 괜찮다고..니 맘 다 안다고...'
> 끝내 두줄기의 눈물을 흘리셨지만...
>
> 우린 서로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
> 오늘도 난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엄마의 호흡소리를 살핀다..
> 휴~~~
> 오늘도 살아계셔주심에..안도와 한숨..
> 그리고 감사함을 느끼며..
>
> 2005년 11월 어느날...
> 바람이 새차게도 불던..그 어느날..
> 엄마는 고운 목소리를 잃으셨고 그 댓가로 새생명을 얻었다.
> 새로이 얻은 생명의 수명이 조금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아니, 내 생명의 일부라도 나눠 주어 엄마에게 충전해 줄 수있었으면..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 함께 만들 추억이 더 많아졌으면..
>
> 오늘도 난 기도를 한다.
>
>
> 신청곡 - 권진원의 '살다보면'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꺼야'
Re: 2005년 11월..엄마는 목소리를 잃고 새생명을 얻었습니다.
최덕분
2008.02.29
조회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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