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바람.. 그 봄바람에 제 마음도 벌써부터 설레이네요...
사방 봄기운이 폴폴 날리다 보니..
가만 있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다가도...
그 옛날 음악시간 가곡에 나오던.. 봄처녀 제오시네~~ 하며.. 입모아 부르던,
그 봄처녀가 제 마음속에 사뿐~ 걸어들어오는 것처럼 혼자 마냥 즐겁습니다..
이제 조금 더 있으면.. 푸릇푸릇한 새싹 예쁘게예쁘게 솟아나고,
간질이는 바람 끝에 희디흰 흰꽃 날리겠지요.. ^^
이제 철이 들어가는 것인지.. 나이를 제대로 먹어간다는 것인지..
지금은 이리도 좋은 그 봄.......
하지만 전 그 봄이 너무도 낯설고 싫던 기억이 지금도 한 바구니만큼이나 남아 있습니다.
왜.. 우리 국민학교 어렸을 적.. 학교가기 싫어서 꾀병도 부리고,
엄살도 피우고 하는 때 자주 있잖아요..
결국 혼날 것 다 혼나고, 맞을 것 다 맞고 그렇게 흐느적흐느적 학교 가면,
숙제 안 해왔다고 선생님한테 또 혼나고, 준비물 안 챙겨왔다고 또 혼나고..
산수시간에 제대로 못 푼다고 또 혼나고...
엉엉... 속으로 내내 끙끙앓다... 집으로집으로 돌아가면... 또 누가 그 마음 알아주는 사람 있나요..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모르는.. 무거운 마음 가득한 그 속...
잘하지 못하는 숙제 앞에서 작은 어깨는 또 더욱 움츠러들곤 했었죠... ㅜ.ㅜ
아.. 어리고 철없는 내가 짊어지기엔 너무 낯설고 마음 무겁던 시간들...
제가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봄' 이란 단어엔.. 그러한 그리 즐겁지 않은 시간들이 모두 집합된 곳..
또 다시 그러한 낯설고 두려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비장의 첫 신호탄 같은..
뭐 그런 느낌의 계절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봄'이란 계절은 어린 내가 감당 못할 만큼 너무 새로운 것이었고,
그 새로운 것에 어떻게든 잘 적응해야 하지만,
늘 적응을 잘 못해서 그저 엄마 품 뒤에 숨고만 싶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
글쎄... 그저 순전히 나 혼자만 간직해두었던 어린시절 그 '봄' 얘기를 꺼내다 보니,,
요즘 어린 초등학생들이 생각납니다..
그 아이들에게선 이젠 제 어릴 적 기억하는 '봄'의 낯설음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현실의 무거움이 깊게 느껴져서 말이에요..
요즘 아이들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코묻은 우리들의 어린시절은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애요..
이미 '생존경쟁'의 한복판에 던져진 것 같은 여리고 작은 것들의 위태로움이란..
벌써 어른들의 세계를 눈치채버린 듯 힘겹게 길들여져가는 모습은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저 안쓰럽기만 하네요..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 같지만, 또 우리 모두의 책임같기도 하구여...
순수한 것들.. 아름다운 것들... 어리기 때문에 누려야 할 것들...
어리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
그 많은 순수한 특권과.. 천진난만함의 권리와.. 해맑은 웃음들은.. 어디서 그 설 곳을 찾을까...
어린 조카들이 유치원 간다고, 학교 들어간다고 좋다고 삐악삐악거리니..
모든 아이들이 더욱 많이 안쓰럽고, 마음 아프단 생각이 드는 요즘이입니다..
아, 봄얘기 하다 삼천포로 빠진 글... 이를 어째.. 유가속 님들.. 양해 구할께요... ^^;;
서서히 다가오는 봄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제 마음의 짐도 한꺼풀 벗어던지고..
우리 유가속 식구들도, 모든 아이들도
모두모두 더욱 해맑고 설레이고 이쁜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재님.. 민작가님.. 그리고 따뜻한 가족 같은 유가속 모든 님들...
지금도 어디선가 솔솔 불어오는 꽃바람만큼
올 봄..
많이많이많이 행복하세요... ^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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