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은 하나뿐인 언니 생일입니다.
신기하게도 올해엔 음력생일과 양력생일이 겹치네요.
어릴 때부터 언니는 나에게 우상이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어요.
저는 늘,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고 날씬하던 언니를 닮으려 했거든요. 또 언니는 좋은 걸 보면 꼭 저에게도 보여 주고 맛있는 곳을 알게 되면 꼭 저를 데리고 가 주었죠. 예쁜 옷도 예쁜 신발도, 예쁜 학용품도 언제나 언니가 사 주곤 했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늘 의지할 수 있었고 또 언제나 힘이 되어 주던 언니.
대학 면접을 보러 서울에 가던 날도 언니가 함께 가 주었지요.
번호가 중간 번호라 금방 끝날 줄 알고 언니가 학교 정문 앞에서 기다렸는데 면접생들을 반으로 나눠 면접을 보지 뭐예요. 그러다보니 제 차례가 돌아오는 데 몇 시간이나 걸렸답니다.
손전화도 없던 그 시절,
면접을 끝내고 나가니 학교 정문 앞에서 언니가 덜덜덜 떨고 있더군요. 학교 앞에 문 연 가게들이 없어서 들어가지도 못 하고 또 제가 언제 나올지 몰라 문 앞에서 그렇게 기다렸다고......
그때 언니는 임신 중이었는데 뭐든지 위험하던 임신 초기라 행여 언니가 감기라도 걸릴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요.
이듬해 여름, 조카가 세상에 나올 때까지 내내 마음을 졸였답니다.
다행히도 언니를 닮아 아주 예쁘고 건강한 조카가 태어났지요.
하지만 언니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저립니다.
어릴 때, 성당에 가서 "우리 언니가 행복하게 살도록 해 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랑 결혼하게 해 주세요."라고 빌었지만, 제 기도가 부족했던지 언니는 작년에 홀로서기를 시작했어요.
지금도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몸이 고단한 줄도 모르고 지내고 있는 우리 언니.
그래도 예쁘게 잘 자란 조카들이 엄마 생일을 챙겨 준다며
내일 케이크를 산다고 하네요.
해마다 조카들에게 "좀 있으면 엄마 생일이다"고 귀띔을 해 주었는데
이제는 해 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챙기니 제가 다 기쁘답니다.
그동안 오랜 세월, 힘들게 살았던 우리 언니에게도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항상 웃으면서 예쁜 조카들과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바랍니다.
언니 생일, 축하해 주실 거죠?
신청곡은 언니가 좋아하는 임병수님 노래면 다~ 좋아요~^^*
나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언니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나 경
2008.03.04
조회 33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