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일주일 동안 밤이면 밤마다 통 잠을 이룰수가 없습니다.
불면증이 있냐구요? 아니요. 네버네버네버~~
그 이유는,
제가 쓰고 있는 작은 방 환경미화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본질적인 이유는 봄바람이 살랑살랑 거리기 때문이죠.
23년 전 이사온
작은 집에서 동생과 부대끼며 같이 방을 쓰다보니,
당췌 정리와 정돈의 미학이 살아나지 않더라구요.
여름, 가을, 겨울은 그럭저럭 넘기지만,
이상하게도 봄이면 방이 유독 답답하게 느껴지고
짜증이 나곤 했어요.
봄을 맞아 한껏 생동하는 바깥 풍경과 달리,
우중충한 방 꼬락서니가 맘에 안들어서 그랬을 거예요.
사실, 잘 안 치우기도 했고요.
심지어 이모가 처녀들 방에서 홀아비 냄새난다고 질색한
적도 있거든요. (허억, 부끄러워 -.-;)
결국, 타의 반 자의 반 매년 실시하는 방 환경미화는 저만의
전통이 되었지요.
봄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던 2주 전부터,
매일같이 행거며, 원목 탁자, 수면등, 공간박스, 인테리어 소품이 우리집에 배달되게 됐고.
퇴근 후, 좋아하는 드라마까지 다 섭렵한 뒤!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야금야금 정리를 하는 중입니다.
오늘은 붙박이장 옷정리, 어제는 책정리,
그저께는 이불 정리, 그그저께는 책상정리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이번엔 버리기 작정한 헌물건들을 리어카에 담아
근처 고물상에 가져다가 팔기도 했어요.
꽤 버리는 것들이 많아서 여러번 왔다갔다 했는데,
고물상 사장님이 무게를 달아보곤 3만 2천 원을 주시더라고요.
아싸! ㅋㅋㅋ 그걸로, 막내 남동생과 피자를 시켜먹었습니다.
방도 깨끗해 지고, 돈도 생기고, 헌것들은 다시 재활용 될테니
일석 삼조죠. 이제 겨우내 입었던 두꺼운 옷들만 깨끗이 빨아
넣어두면, 환경미화는 완료입니다.
그런데, 이번 봄맞이 환경미화는 조금 허전합니다.
같이 방을 쓰던 여동생이 보름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거든요.
매년 봄마다 방을 치운 후,
제가 스스로 공치사를 남발하면 웃으면서 대꾸해주던 동생이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 동생이 옆에 없으니 봄이 오다가
저만치 달아나 버린 것 같습니다.
1년 뒤, 이맘때쯤 봄바람이 불면 돌아올 예정으로 떠난 동생.
내년엔 조금 더 일찌감치, 봄바람이 불기 전에
작은 방을 치우고, 홈 인테리어 흉내도 내볼 작정입니다.
"언니가 또 어김없이 환경미화를 실시했군!"
동생이 집에 돌아온 기분을 맘껏 느끼게끔 말이죠.
그리고, 봄밤의 달콤한 향기를 맡으면서 같이 잠들 수 있었으면...
한결 깔끔해진 방에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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