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하면 저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했던 여고시절이 떠오르네요.
광주에서 언니는 직장다니고 저는 여고생이었던 시절에 텔레비전은
감히 장만을 하지 못하는 가난한 자취생활을 했었죠.
학교 끝나고 오면 허기진 배를 달래느라 계란 후라이로 배를 채우고
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졌지요..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은 저희가
어떻게 자취를 하는지도 모르고 계셨거든요. 아침밥은 언니가, 저녁은 제가 지어서 둘이서 반찬은 없었지만 맛있게 먹었지요...
저녁에는 공부하거나 아니면 라디오 듣는게 유일한 취미였지요.
특히 여인극장은 저를 라디오와 단단히 묶어주었지요..
TV보는것 보다 더 많은 상상을 하면서 성우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며 재미 있게 들었지요..또 소설극장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누나야 누나야 우리 누나야..가사가 이렇게 되는 주제곡도 지금
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
참 순수했던 시절이었네요..
지금은 너무 많이 보여주고 눈으로 자극하고...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빼앗긴듯 하거든요..
다 보여주진 않아도 생각하며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많이 주었던
라디오를 다시 작년부터 좋아하게 되었네요..93.9가 CBS가 특히
유.가. 속과의 만남으로 마음이 한결 푸근해지고 여유로와진것
같아서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하루종일 저의 친구가 되어 즐거움과 행복과 슬픔까지도
다 껴안아주는 라디오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흑백사진과도 같은 라디오의 맛에 흠뻑 취해서 사는 요즘이
정말 행복하고 좋습니다..봄바람 타고 날아오는 라디오 전파를
온몸으로 흡수하며 오늘도 라디오는 제 옆에 있네요..
(라디오) 여인극장,소설극장...성우들의 목소리가 아련히...
윤경희
2008.03.14
조회 74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