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TV가 없었던 가난한 살림 이었기에 라디오는 신기한
보물 그 자채였습니다..
일명 "트렌지스터"라고 말하는,벽장 높이 올려진 국방색 라디오에선
예비군 노래가 흘러 나오곤 했죠.
커다랗고 시꺼멓게 무슨 통같이 생긴 곳에서 노래며 말소리가 흘러
나오는 것이 신기해서 동생과 저는 아빠가 잠들고 나면 몰래 들고와
들킬새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라디오에 귀기울여 듣곤 했습니다
멋진 성우의 "전설따라 삼천리..."
김 자옥님의 "소설 극장"인지 확실친 않지만.그 둔탁한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목소리는 천사 그 자체였습니다.
유달리 호기심이 많았던 저는 동생을 부추켜 그 신기한 라디오를
여기 저기 박힌 볼트를 풀어내고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지금 기억으로 그 둔탁한 라디오에 밧데리라고 하는게 있었는데,
네모나고 큰게 신기해서 그걸 해체했는데. 그만 망가져 그 라디오에선 더이상 소리가 나질 않았습니다.
아빠한테 혼날새라 그냥 모른척 안방 벽장에 몰래 갖다두고 동생과
저는 시치미를 뗐지만, 아빠의 미제 면도기로 면도하다 혼줄이
몇번 난 터라 금새 죄가 드러나 혼줄이 났습니다.
그뒤 아빠는 조그만 라디오를 구해 오시기를 세번!
나는 그 라디오를 세 번이나 망가뜨려 혼나곤 했습니다.
그뒤에 사회에 나가있던 오빠가 노래를 좋아 하시는 아빠를 위해
카세트 테잎을 넣을수 있는 카세트를 사왔습니다.
그날로 아빠는 주현미 노래 테잎을 사가지고 오셔서 매일매일
듣곤 하셨습니다.
시골이라 학교를 걸어다녔는데.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주 현미 노래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너무도 크게 틀어 놓고 즐기시는 탓에 그걸 싫어한 저는 학교에서
일부러 늦게 돌아오곤 했습니다.
유난히 술을 좋아 하시고, 엄마가 싫어하는 담배를 피워 엄마의
속만 태우다 일찍 가시었는데.지금도 먼발치에서 주현미씨의
노래가 들려 오면,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 봄날 꽃속에
묻혀 일찍 하늘 나라로 가신 아빠가 생각나곤 합니다.
일찍 홀로 되시어 홀로 다섯이나 되는 자식들을 결혼시키며
고생 하시어 이제는 병이 드셔 누워계신 저희 친정 어머니께
라디오를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시골의 정든 이웃들도 만나지도 못하고 TV도 어머니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없기에, 라디오를 통해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들을수
있도록 선물하고 싶습니다.
주 현미씨의 노래는 트롯이라 안될거 같고...
조 용필씨나 최 성수씨를 좋아 하시는데.
최 성수......동행
조 용필......들꽃
부탁 드립니다.
건강 하세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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