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내가 난생처음 부산에 가던날...?!
유연희
2008.03.19
조회 41
언제쯤이었을까?

고등학교 시절...
친구 연숙이와 그녀의 큰언니가 살고있는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간적이 있었다.아마 고등학교2학년 1988년도가 아닌지 싶다.
직장을 다니며 학교를 다니던 시기라 그야말로 큰 맘을 먹고 기차여행을 계획하였다.
부모님께 허락을 얻어내기도 힘들었으며,
기차표값을 마련하느라 정말이지 한푼두푼 모아 떠났던 여행이라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푸른 초원위에 풀어놓은 망아지들이라도 할까?

토요일 밤에 서울역에서 늦은 밤기차를 탔다.
어김없이 나의 분신인 핑크색 카세트를 챙겨 갔으며 우린 기차안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다.
그 때의 나는 좋아하는 곡을 앞뒤 테이프에 녹음을 해서 들었다.
이어폰도 없이 기차안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음악 소리를 줄였다 크게 키웠다 해가며 부산까지 오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산에 도착해 그녀의 언니네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태종대로 향했다.
부산여행은 이때가 처음였는지라 그 신기함에 쉼없이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 행렬을 넋을 놓고 바라 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걷고...
카세트에선 흘러나오는 음악선율을 따라 그 긴 태종대 산책로를 활보하며 다녔다.

오늘 저녁 앨범을 뒤적이며 그때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와 아들 녀석과 한참을 웃었다.
옷차림으로 보아 봄날이었던것 같다.
케쥬얼 정장을 입고,
오른손엔 핑크색 카세트가 들려져 있고,
마스크가 턱 밑에 걸려져 있었다.그 모습이 한폭에 사진속에 담겨 있다.나는 저멀리 수평선을 바라 보았고,연숙인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황사때문이었을까 아님 그때도 지금처럼 지독한 감기에 걸렸던 것일까?그 마스크의 용도가 괜스레 궁금해지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 큰 카세트를 들고 어떻게 야간기차안에서 들었으며 부산 바닷가를 걸을 수 있었는지...그 용기가 참으로 가상하다.
남학생들도 아니고 감히 여학생이...

그 이후로도 퇴근무렵 대여섯명이 가까운 유원지에 놀러가 공원 나무밑에 카세트를 틀어놓고 땀이 나도록 디스코를 추워댔다.
"터치 바이 터치","비너스",런던 보이즈의"할렘 디자이어""아임 고우 낫 기브 마이 하트"이런한 곡들이 내 몸안의 세포들을 일제히 깨워놓기엔 충분했으니 난 아마도 음악에 대한 지나친 "끼"가 도사리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때 수없이 들었던 곡?

최헌 "카사블랑카
오선과 한음 "빛바랜 사랑"
배따라기"은지"
이정석 "사랑하기에"
한경애"옛시인의 노래"
조덕배"꿈에"
해바라기"모두가 사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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