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전에....아이가 되긴 전에
푸른바다
2008.03.31
조회 43

엄마가 떠나신 뒤
나의 치통도 더 심해졌다
무엇을 먹어도
맛을 모르겠고
아프기만 하다


엄마가 떠나신 뒤
골다공증도 더 심해졌다
구멍 난 뼈엔 구멍만 가득하고
조금 남은 기쁨의 양분도
다 빠져 나갔다

그러나 더 두려운 아픔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안 보이는 것
예쁘던 삶이 시들해 지는 것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고
하루 하루가 서먹한 것

...... 이해인 수녀의 사별일기 중에서



이해인 수녀님의 새로운 신간 시집
작은기쁨에 있는 사별일기입니다
작년에 어머니를 보내고 쓰신 시집이라고 하네요
제가 아시는 분이 친정엄마를 모시고 왔더라구요
치매기가 있어서 모시고 왔다는데...
친정 엄마이지만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부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생선 반찬 없다고 아이처럼 투정부린다는 얘기를 듣고
그래....나는 우리 엄마가 아이가 되기전에 엄마와 할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엄마하고 따뜻한 시간을 만들수 있을까......
아이가 되기 전에...아이가 되기 전에.....
일년에 두어번씩 내려가면 저는 딸이 아닌
며느리가 되어 드립니다
사계절 이불 빨래도 해드리고.....
맛있는 반찬과 밥도 해드리고.....
우리 엄마 우리 딸이 며느리였음 좋겠다.....
할때마다......결혼은 왜 이리 빨리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사별일기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면 뼈에 구멍이 난다고 했을까..
우리 엄마는 자식들 키우느라 이미 뼈에 구멍이 생겨 버렸는데
나도 그러겠지.....우리 엄마가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가 버리면 나도 뼈에 구멍이 생기겠지
우리 엄마 아이가 되기전에....
몇달만이라도 며느리가 되어 같이 살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오년전 처음 제 이름으로 들었던 곡이
왁스의 엄마의 일기였어요

오년후..오늘 들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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