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
신성옥
2008.04.01
조회 29
은경이는 또래의 다른 아이보다 2살이나 더 많은 아이였고,
학급청소를 잘하고, 책을 아주 많이 읽는 아이였다.

은경이는 지평선 위에 노을이 지는 모습이 보이는 논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는 외딴 집에 살고 있었는데, 그래선지 은경이네 집은 촛불을 켜고 책을 보아야 하는 동네에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유일한 집이었다.

어느 겨울..
나는 그 아이의 집에서 우연히 시험공부를 함께 하게 되었다.
촛불을 켠 어둑한 방..
서로의 허벅지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옹색하고 좁은 방에서 머릴 맞대고 앉은뱅이 책상 앞에 나란히 앉은 우리..
갓 사춘기를 맞은 두소녀는 시험공부는 뒷전이고 소설책 이야기로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비밀 아닌 비밀이야기로 아주 소중한 밤을 보낸다.

두살이라는 나이 차이로 친구라기보단 언니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던 그 아이...
우린 결혼 후까지 서로 간간히 연락하고 지냈었는데, 직업군인인 그 아이 남편의 잦은 이사관계로 이젠 연락이 되질 않지만, 가끔 늦도록 책을 보는 밤이면 그 날밤 그 친구와의 생각으로 깜깜한 밤하늘을 넉놓고 바라보곤 한다.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
늦은 밤 책을 보면서 제생각하고 있는 날 기억은 하는지..
그사람..
아니..그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진다.
은경아..나 기억하니? 내 생각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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