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독받기를 아시나요?
토요일에 엄마 가족들과 딸둘이 함께 나들이를 했습니다.
여주 영릉에 갔었지요.
아직 잔디의 푸르름은 엺지만 기분좋은 공기에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을 가다듬기 좋은 풍경이었습니다.
붉은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풍경을 강가 모래밭에 앉아 보는데 참 평화로웠어요.
그러던중에 딸아이가 예쁜 돌이라며 돌을 줍기 시작합니다.
납작한 돌, 동그란 돌, 색깔이 예쁜 돌, 조그만 돌등 옷 앞섶에 한보따리를 챙깁니다.
엄마는 오이지 누를거라며 무게가 나가는 둥그렇고 잘생긴 녀석들로 몇개 줍는데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엄지손가락만한 걸로 열댓개를 주웠습니다.
애들이 뭐할거냐고 물어서 "꽁독받기"
요즘 아이들은 뭐든지 마트에서 사면 됩니다.
공기도 색색깔로 열개씩 통에 들어서 학교에 가지고 다니지요.
어릴 때의 시골생활 197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변변한 놀잇감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특히 겨울철은 춥다는 이유로 집안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눈이라도 올라치면 하루종일 비료푸대에 지푸라기 담아 타곤 했지만 그도 여의치않을 때 하는 놀이가 바로 "꽁독받기"입니다.
요즘 말로는 공기놀이죠.
다섯개로 하는 놀이는 "닷꽁"
100개쯤 놓고 하는 놀이는 "꽁독받기"라고 했는데 어른들이 안계시는 틈을 타 방안에 한가득 풀어놓습니다.
보통은 대여섯명은 있어야 겨루기가 가능했는데 규칙은 요즘 공기와 똑같습니다.
꺾기를 해서 나이먹기를 정한만큼 일찍 다다른 사람이 이기는 것이지요.
어른들은 꽁독받기를 하면 흉년듣다며 질색을 하시는지라 요집저집 피해 다니며 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습니다.
저기서 이만큼을 높이올려 한번에 삭쓸이 하는 친구가 얼마나 얄밉던지 그 친구가 저랑 제일 친한 친구죠.
여기서 소개를 하자면 우리 깨복쟁이 친구들의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7,8살에 동시다발로 초등학교에 입학해 한동네 동창이 무려 20명이랍니다.
그것도 정확히 여자 열명 남자 열명.
한동네에 배부른 엄마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웃음납니다.
유난스러운 우리동네 아이들은 남의 동네 아이들 기죽이는 일도 함께 했고^^ 몰려다니길 좋아해서 온산천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동네에는 넓은 광장이 있는데 우린 사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와 각종 놀이를 하며 노는데 겨울에는 불깡통 돌리기가 어찌나 즐거운지 온 보리밭을 밟아주었을겁니다.
봄이되면 진달래 따먹으러 다니고 5월이면 아카시아 꽃따고 여름이면 수박하고 참외서리해서 10리나 되는 바닷가 해송들 사이로 숨어들어 깔깔거리며 먹어댔지요.
그러고나면 물에 바다에 첨벙 뛰어들어 개헤엄을 치곤했어요.
모래톱엔 일제시대에 백합양식을 하다가 실패를 했다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을이 가끔씩 발견되는 행운을 주기도 했습니다.
쌀뜨물처럼 보이는 곳을 뒷꿈치로 꾹 밟으면 신기하게도 숨구멍이 보이면 잽싸게 팝니다.
손바닥만한 백합을 팠다면 그날은 운수대통, 집에 가져가 먹고 난 껍찔은 조개피리를 만들어 불었습니다.
솜씨좋은 오빠들이 있는 아이들은 풀피리에 보리피리 온세상 천지가 놀거리였지요.
이 솜씨좋은 오빠들은 연날리기에서도 부러움을 샀고 겨울철 얼어붙은 논바닥에서 썰매를 탈 때 목에 힘이 팍 들어갑니다.
가끔 살얼음이 깨져 풍덩 빠지는 녀석은 며칠 감기로 혼이나겠죠.
어른들이 저너머 바다에는 가지마라~
그곳은 꼭가봐야 한다는 사명감을 불러넣어줍니다.
그너머그너머 산허리 어디께까지 두루두루 헤집고 다니며 입이 새까맣게 변할 정도로 정금(머루)과 파리똥을 따먹고 나면 서로의 얼굴이 너무 우스워 깔깔깔~
설명할 수 없을만큼 많은 추억을 준 그곳을 떠나온지 20여년,
집안 행사 때문에 세번인가 가보곤 그립기만 합니다.
어른이 되고 마흔 넘은 아줌마가 되어보니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됩니다.
그 스무명의 동창들 지금은 다 어디서 무엇하며 살까?
소식을 아는 친구는 옆집 친구 두명뿐이네요.
아마도 이달 말즘이면 그 그리운 고향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케의 배려로 아빠 산소에도 가고 모래톱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도 해야겠습니다.
장난끼 가득한 친구얼굴 하나하나 너무나 또렷하네요.
보고싶다 애들아.
(그사람) 깨복쟁이 친구!!!
양미애
200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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